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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인사조치 '말발' 안 먹힌다 [롯데 왕자의 난]구두지시 관행 깨져....정책본부 등 불이행 관측 '신동빈 장악'

연혜원 기자공개 2015-08-04 09:39:43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에서도 사실상 인사 실권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신 총괄회장은 구두로 주요 업무지시를 해왔으나 최근에는 주요 집행 임원 해임 명령에 대한 후속 절차도 전혀 이행되지 않을 정도로 그의 인사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서가 대표적이다. 해임 지시서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롯데쇼핑 사장) 등의 핵심 인사들을 해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해임 지시서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해임 지시서와 함께 신 전 부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임명장도 공개됐지만 이 역시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3일 "롯데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이행은 신 총괄회장이 구두로 업무 지시를 내리면 현업 부서에 전달돼 곧바로 이행되는 시스템으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업무 프로세스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 총괄회장은 집행 임원에 대한 해임도 그 동안 대부분 구두로 지시를 내렸으나 이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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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서 작성은 그동안 관례에 비춰오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지던 구두 지시가 통하지 않자, 서류상으로 근거를 만들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27일 일본으로 출국한 그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손가락 해임'한 것을 봐도 그룹 내 구두 지시가 얼마나 익숙한 인사 처리 방식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구두 지시가 어느 날 갑자기 효력을 잃은 데는 신동빈 회장의 입김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적으로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가 없는 기업 오너의 등기임원 해임 지시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하지만 등기임원을 제외한 집행임원들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소집 없이 직권으로 해임할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그동안 이 같은 절차가 예외 없이 적용됐다.

그런데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가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인사를 총괄하는 실무진이 신동빈 회장 편에 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이사회를 비롯한 주변이 그의 측근들로 채워지면서 신 총괄회장의 권력 공백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1년 전부터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내 계열사 이사회 운영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이 이사회 운영방식을 뜻대로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핵심 임원진을 포섭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대표적인 신 회장 측근이다. 특히 롯데그룹 핵심부서인 정책본부를 거치지 않고는, 신 회장의 주요 인사 지시 등이 이행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과 발이 모두 묶여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진세 정책본부 대회협력실장과 함께 황각규 사장이 포함돼 있는 롯데정책본부는 신 회장의 최 측근 조직"이라며 "롯데그룹의 국내외 계열사들을 모두 운영, 관리하는 조직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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