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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악사 '매그넘펀드'의 환골탈태, 비결은 [thebell interview]①김탁 교보악사자산운용 헤지펀드팀 부장

송광섭 기자공개 2015-08-20 10:37:28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8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 매그넘1 전문사모투자신탁'(이하 교보악사 매그넘1 펀드)이 1년여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제로'에 가까운 수익률은 18%까지 올랐고 200억 원대에 그친 설정액은 1500억 원까지 늘어났다. 올 들어 중소형주가 살아나면서 많은 헤지펀드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시종일관 대형주를 고집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 즉각적인 시장 대응…롱숏 포트폴리오 조화 '방점'

교보악사 매그넘1 펀드는 지난해 4월 기업은행 출신의 김탁 헤지펀드팀 부장(사진)을 영입하면서부터 바뀌었다. 김 부장이 가장 먼저 손댄 것은 변동성이다. 시장 흐름에 따라 운용 성과가 들쭉날쭉하면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 컸다. 누가 언제 투자했든지 펀드가 제시한 목표수익률(8~10%)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탁 교보악사자산운용 펀드매니저

그 사이 변동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위험 대비 수익률은 업계 상위권에 해당하고 있다. 예상대로 펀드를 찾는 투자자 역시 점차 많아졌다. 지난 1년여 동안 펀드를 맡아온 김 부장은 "대형주 위주의 롱숏 전략으로 일궈낸 성과여서 매우 만족한다"면서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환매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어느 정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다고 보인다"고 조심스레 입을 뗐다.

교보악사 매그넘1 펀드는 전형적인 펀더멘털 롱숏 전략을 구사한다. 여느 펀더멘털 롱숏 전략과 마찬가지로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롱(매수)하고, 떨어질 것 같은 종목을 숏(공매도)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다른 펀드에 비해 유독 안정적으로 수익을 낸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 부장은 "특별한 비법이 있기보다는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장 트렌드를 파악해 운용의 묘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며 "연초에는 멀티플이 높으면서 성장하는 종목에 시장이 강하게 베팅하는 국면이라고 보여져 화장품이나 편의점 관련 종목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올 상반기에는 조선이나 건설 등 숏 종목들이 올랐는데, 당시 숏으로 빠르게 커버하고 동시에 롱도 같이 줄였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의 운용 전략은 언제나 시장이 옳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운용 스타일과 시장 트렌드를 접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펀드 매니저가 운용 스타일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시장 트렌드를 폄하할 수 있고, 이는 곧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본인의 운용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 부장은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많은 펀드들은 롱과 숏 중 한 쪽의 포트폴리오만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변동성을 관리하기 힘들어진다"며 "낮은 변동성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려면 롱과 숏 양쪽의 포트폴리오를 전부 조정하는 식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형주 위주의 종목 선정…"월평균 20곳 탐방"

교보악사 매그넘1 펀드는 주로 대형주에 투자한다. 간혹 펀더멘털이 우수한 종목이 있으면 모를까 웬만해서는 중소형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는다. 오죽하면 지인들까지 "올해 코스닥 시장이 이렇게 좋은데 투자 안 하느냐"고 묻는다. 그래도 뜻을 굽히지 않는다. 특정 섹터가 오른다고 그때마다 운용 전략을 바꾸면 펀드의 색깔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장은 "최근 들어 중소형주가 조정을 받았다 해도 코스닥은 올 들어 30% 이상 급등했다"며 "중소형주에 투자하면 단기 성과를 끌어올리기는 좋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절대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주가 많으면 숏을 구하기 어려워져 기존 전략을 구사하기 힘들어진다"며 "그만큼 목표수익률 달성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종목 선정은 철저히 기업 탐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량적인 기준보다 탐방을 통한 정성적인 요소로 종목을 선정하겠다는 의도다. 김 부장은 펀드를 맡은 이후 꾸준히 탐방을 다니고 있다. 한 달 방문 횟수는 약 20회 정도다. 가장 최근에는 농심홀딩스를 방문했다. 최근 들어 가정간편식(HMR) 사업이 각광받으면서 음식료 관련 종목들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기업 탐방은 일명 '오렌지(ORANGE)'라는 자체 개발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오렌지는 업황 및 기업 전망(Outlook), 경쟁사 현황(Rivalry), 사내 분위기(Aspect), 사내 근황(Newly), 최근 실적(Guidance), M&A 및 증자 여부(Events) 등 6개 항목의 첫 알파벳을 따서 만든 전략이다. 여기에 IR담당자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더해 최종적으로 종목을 고른다.

김 부장은 "기업 탐방 시 IR담당자들의 목소리 톤을 주의 깊게 살핀다"며 "한 시간가량 미팅을 하다 보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자신감이 묻어나는 곳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소한 부분이지만 오너의 경영철학보다 더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며 "그 동안의 경험상 틀린 적이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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