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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고비용 구조 '골머리' [은행경영분석]직원 근속연수 짧고 급여 높아...대규모 구조조정에도 판매관리비 감소효과 미미

윤동희 기자공개 2015-08-25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4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개선이 절실한 한국씨티은행이 고임금 등 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전체 직원 4240명의 15% 수준인 650명을 희망퇴직 처리했다. 점포 56개 감축 작업도 마무리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지점이 190개가 있던 것을 감안하면 30%가 사라졌다.

은행은 지난해 240억 원 순손실에서 2153억 원 순익으로 흑자전환했지만 구조조정 등 일회성 요인에 의한 기저효과라 실질적으로 경영상태가 호전됐다고 보긴 어렵다. 사실상 성장을 포기한 상태로 이자부자산을 늘리지 않는 이상 전년보다 많은 이익을 내기는 힘들다. 2분기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1조 9302억 원이다. 전년 말에 비해 0.4% 감소했다. 외화대출금이 1900억 원 가량 늘어나 전체 대출은 0.5% 늘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문제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 속에 비용은 계속해서 고공행진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 상반기 종업원급여를 포함한 한국씨티은행의 일반관리비는 4073억 원으로 전년 동기(해고 및 명예퇴직급여 제외)대비 1.4% 줄었다. 판매관리비와 충당금을 제하기 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파생상품 등 기타영업이익을 합산한 총 영업이익은 7062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 7050억 원과 유사한 규모다. 일반관리비가 영업이익의 60% 수준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영업이익 7000억 원, 일반관리비 4000억 원 수준에서 수익-비용 구조가 돌파구 없이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는 셈이다.

시중은행 행원 급여
(좌축 단위: 백만원 / 우축 단위: 근속연수)

지난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도 간담회에서 은행의 고비용 구조를 지적했다. 박 행장은 "호봉제로 가고 있어서 평균임금이 1억이 넘는다"며 "임금피크제와 별도로 고액연봉자들의 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둔화로 생산성이 (임금상승률을) 못 쫓아간다"며 "지금 구조를 가지고는 지속적으로는 수익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씨티은행 직원의 임금은 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근속연수는 짧고 절대임금 규모가 높다는 의미다. 한국씨티은행 남자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7년 6개월이다. 1인당 상반기에 수령한 평균 급여는 5600만 원으로 연환산 기준 1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남자직원 평균 급여는 1억 300만 원이었다. 남자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은행은 신한, 국민, 외환, 하나은행 등으로 많은 편이지만 씨티은행만큼 근속연수가 짧으면서 연봉이 높은 곳은 드물다. 씨티은행보다 연봉이 높은 국민은행(1억 400만 원)과 외환은행(1억 500만 원)의 경우 근속연수가 각각 21년 6개월, 19년 7개월로 길다.

한국씨티 신한은행 임금구조
(영업익: 이자+수수료+기타영업익 합산. 충당금 및 일반관리비 제외 / 임금 및 임자료: 종업원급여+복리후생비+임차료 합산)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상반기 직원 급여와 지점 유지보수에 들인 급여·임차료 비용은 2517억 원으로 추산된다. 총 영업이익 대비 35.6%에 이르는 규모다. 이는 신한은행 34.8% 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는 영업익 대비 급여·임차료의 비율은 높지 않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계약직을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외환은행은 론스타 시절을 거치며 빠르게 임금이 상승한 특성이 있는 회사다. 또 같은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작아 한국씨티은행의 급여·임차료 비용 비율이 낮다고만 볼 수 없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음에도 비용구조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은행의 영업이익 대비 급여·임차료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67.9%로 치솟고 지난 상반기 35.6%로 떨어졌지만 이는 2013년의 37.0%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지점은 191개에서 지난해 134개로 대폭 줄이고 직원 15%를 내보냈어도 효과가 미미했다. 은행이 예상하는 연 평균 임금 상승률은 5%다. 영업이익이 정체된 상황에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주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채널별 금융거래 패턴은 10년 전과 비교해 봤을 때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은 차세대지점을 도입하는 등 하반기부터 소비자금융 분야에 전략적인 변화를 주기로 했다. 10년 전에는 지점 방문률이 31% 이르렀으나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는 6%에 불과하다. ATM을 포함한 디지털 금융거래 실적은 87%다. 10건 중 9건의 금융거래가 직원의 도움과 점포 없이 이뤄지는데 은행 대부분의 비용 부담이 급여와 임차료에서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의 소비자금융 전략 혁신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씨티 거래추이
(출처: 한국씨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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