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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혁 회장의 홀로서기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15-08-31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8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61년생. 정주영 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외아들. 경복고등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 졸업. 현대정유(현대오일뱅크), 현대석유화학, 현대메티아(현대위아), 현대종합상사.

인터넷 검색 없이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본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의 약력과 거쳐간 기업들이다. 아무리 봐도 다른 범현대가 오너들에 비해 알려진 게 많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사촌형제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과 달리 확실한 사업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이슈의 중심에 선 적도 거의 없었다.

정 회장이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노력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현대정유그룹을 세운 지 2년 만인 2002년 4월 경영 부실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2005년 6월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 경영에서도 사실상 손을 뗐다.

정 회장은 이후 정몽구 회장과 정몽준 의원의 도움을 받으며 지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현대기아차 계열사인 현대메티아 대표를 역임했고, 2010년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현대종합상사 회장에 올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사촌형들 밑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 회장이 더이상 독자적으로 사업을 벌이지 않을 거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랬던 정 회장이 최근 들어 홀로서기를 염두에 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분할이 그것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5월 브랜드·산업유통 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C&F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분할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분할 이후 정 회장이 가지고 있는 현대종합상사 지분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점, 떼낼 필요가 없는 사업부를 굳이 분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관측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정 회장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과의 현대종합상사 주식 교환(스와프) → 현대종합상사 계열 분리', '현대C&F 최대주주 등극 → 현대SNS와의 시너지 강화' 등 구체적인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와 현대C&F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만 남았을 뿐 '독립'은 기정사실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 회장이 실제로 계열 분리에 나설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범현대가 오너 2세로서는 다소 어설픈 그룹에서의 입지, 정몽준 의원과의 역학관계, 50대 중반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홀로서기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큰아들이 지난해부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정 회장의 장남인 두선 씨는 지난해 현대종합상사 법무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자제들이 편하게 사업을 물려 받기 위해서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경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종합상사가 그룹에 인수된 지 5년이 넘었다. 하지만 매출이나 수익 측면에서 기여하는 부분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다. 정 회장도 오래 전부터 그룹에서 독립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 분할이 계열 분리의 수순으로 비춰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올해 초 현대자원개발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도 (계열 분리의) 일환일 수 있다"

얼마 전 만난 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정 회장이 분할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궁금하다. 분할을 승인하기 위한 주주총회가 오늘(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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