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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스팩 부작용 경계 [thebell note]

정준화 기자공개 2015-09-22 08:53:04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4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의 전성시대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되면서도 원금보장의 메리트(공모 참여시)도 있기 때문이다.

스팩의 성공 사례가 늘면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은 기본이다. 이쯤되니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스팩 설립에 나서고 있다. 현재 상장한 스팩은 무려 60개가 넘는다.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100개'라는 목표를 내세운 한국거래소도 스팩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팩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팩은 돈만 있는 껍데기 회사다. 상장의 니즈가 있는 기업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일종의 우회상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합병을 할 만한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내실이 아주 탄탄한 기업은 스팩 보다는 IPO를 선호한다. 보통 스팩은 직상장이 만만치 않은 기업들의 선택이 많은 편이다. 아주 내용이 좋지 못한 기업은 스팩과의 상장도 어렵다. 스팩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 발기인은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1년에 합병 가능한 기업은 10개도 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할 만한 기업은 한정돼 있는데 스팩은 과도하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스팩의 만기가 3년인 점을 감안할 때 60개가 넘는 스팩 중 적어도 절반 이상은 합병에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팩이 합병을 하지 못하고 만기 청산을 하게 되면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원금에 1~2% 수준의 이자는 받아갈 수 있다. 그러나 상장 후 시장에서 유통되는 공모주를 높은 가격에 매입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수 있다.

즉 스팩 공모주 투자가 아닌 이상 스팩에 투자할 때 상당한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별한 노하우 없이 스팩 열풍에 동참한 증권사, 별다른 이력이 없는 발기인이 참여한 스팩 등은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 스팩이 늘어날수록 합병 성사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모가 부근이 아닌 이상 스팩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스팩은 합병하기 전까지 투자정보가 없는 것과 다름없는 '돈 껍데기'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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