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9월 22일 07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누군가는 미안하다는 한 마디를 못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누군가는 미안하다는 한 마디로 복잡한 일도 단순하게 해결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후자에 가깝다. 경영권 분쟁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듯 했던 롯데그룹의 위상을 빠른 시일 내 돌려 잡을 수 있었던 건 신동빈 회장의 빠른 인정과 신속한 사과 덕분이었다."어떻게 대한민국 5대 그룹이 이런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전혀 시정하지 않는 겁니까?"
"예 그런 부분은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항상 대표이사들 그리고 임원들에게 법률을 100% 지키라 얘기하고 있는데 제가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17일 국정감사장에서 보여준 잘못을 인정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는 롯데그룹의 지난 과오를 바로잡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이번 국감과 더불어 지난 8월 11일 대국민사과 때부터 사과에 구체적인 해명과 대책 마련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11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8일 뒤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본격적으로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신주발행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50% 아래로 축소하겠다고 밝히며 국적논란을 종식시켰다.
이번 국감의 최대 수혜자는 신동빈 회장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도 무리가 아니다. 무엇보다 국내 10대 기업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는 데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 뿐 아니라 재입찰을 코앞에 둔 롯데면세점 독과점 논란에 대한 질의시간도 면세사업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비전을 밝히는 기회로 바꾸며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십분 발휘했다. 이 모든 것이 잘못을 먼저 인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동빈 회장의 솔직한 사과는 궁극적으로 롯데그룹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과오 뒤에 숨으려다 더 큰 위기를 불러왔던 일부 기업총수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재계 최악의 위기 사례 중 하나로 남았지만 이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정면돌파는 최고의 위기관리 모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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