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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편의점 진출 '실탄 늘리기' 6월말 현금 870억, 매출채권 조정 영향…신규사업 포석 분석

김장환 기자공개 2015-10-02 08:51: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5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파트브랜드 '스타힐스'로 잘 알려진 서희건설이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출채권을 줄이면서 현금을 크게 늘렸다. 편의점 사업 진출을 위한 실탄 마련 목적으로 풀이된다.

24일 서희건설의 201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854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대비 319억 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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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 확대 이면에는 매출채권 감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6월 말 총 매출채권(미청구공사대금 제외)은 711억 원으로 전년 말 보다 307억 원 가량 줄었다.

매출채권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공사미수금 자체가 크게 줄었다. 전년 말 1199억 원이었던 공사미수금이 올해 6월 말 870억 원까지 감소했다.

매입채무는 큰 변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6월 말 서희건설의 매입채무는 1262억 원으로 전년 말 보다 약 29억 원 늘었다. 재고자산은 136억 원으로 같은 기간 13억 원 증가한데 그쳤다.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에서 매출채권만 크게 조정된 것은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역할을 했다. 외상 공급 물량을 줄인 것이 자연스럽게 현금 보유고 증대로 이어졌다.

서희건설이 올해 들어 이처럼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신규사업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서희건설은 최근 편의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서희건설은 독립형 편의점인 로그인(LOGIN) 96개 점포를 이달 초 인수했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확보하고 있던 현금의 상당수가 해당 점포 인수 대금에 활용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형 편의점은 기존 편의점과 사뭇 다른 방식의 유통 채널을 갖추고 있다. 본사가 상품을 공급하는 것은 똑같지만, 점포 운영과 휴무 등 경영 전반에서 가맹점주의 권한이 더 크다. 과도한 수수료와 '갑질논란'까지 불붙었던 대기업 편의점 업계 동향을 반추해 볼 때, 독립형 편의점은 점주 모집이 보다 수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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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로그인 편의점. 제공-서희건설.

건설사인 서희건설이 전혀 새로워 보이는 분야인 편의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오랜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을 해왔던 노하우 덕분이다. 서희건설은 2009년부터 안성맞춤·함평나비·예산휴게소 등 고속도로 휴게소 3곳을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휴게소 운영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334억 원으로, 총 매출액(4901억 원) 대비 6.8%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0년까지만 해도 2~3%대를 맴돌던 휴게소 부문 사업이 2012년부터 급속도로 커졌다.

특히 편의점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지난 수년 동안 건설부문 성장이 주춤한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희건설은 주택 분양보다 교회, 학교, 병원 등 틈새시장을 주력으로 공략한 탓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훈풍을 제대로 타지 못했다.

서희건설이 과연 편의점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서희건설은 2012년에도 편의점 사업 진출을 알렸다가 2주 만에 포기를 선언했다. 휴게소 사업 경력이 있다고는 해도, 전반적인 유통업 경험은 부족했던 탓이다.

편의점 점포수의 범람 역시 서희건설의 신규사업 진출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8월 말 기준 국내 상위 3개사인 CU, GS25, 세븐일레븐의 도합 점포수는 2만 5637개로, 불과 4년 전인 2011년 말(1만 9043개) 대비 약 6600개나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강자인 신세계 조차도 위드미를 통해 편의점에 진출한 후 포화상태로 인해 점포 확대 계획을 아직까지 성사시키지 못했을 정도로 부담이 상존하는 시장"이라며 "최근 편의점 사업을 벌이는 대기업들이 자체브랜드(PB) 등을 통해 수익을 불리는데 반해, 서희건설은 신규 론칭인데다 유통업체를 갖춘 곳도 아니어서 이 같은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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