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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박삼구 회장과 화해 없다" 당사자에 한마디 없이 대외적 제스처…"진정성 느껴지지 않는다"

문병선 기자공개 2015-10-01 11:25: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30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화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박삼구 회장은 추석연휴 전인 지난 24일 금호산업 지분 인수계약 체결 자료에서 "본인의 부덕한 탓으로 가족간 불화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가족간 화합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이례적 언급을 해 재계 눈길을 끈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30일 기자와 만나 박삼구 회장측의 화해 언급에 대한 박찬구 회장의 의중을 묻는 질문에 "보도자료를 통해 화해 문제를 언급했다는 것에 놀랐다"며 "직접 전화를 걸거나 화해의 의지가 있음을 보여줄 만한 행동을 하면 되는데 당사자에게는 말 한마디 없이 대외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건 당사자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박찬구 회장은 화해할 뜻이 없음을 일부 측근에게 추석 연휴 이후 확실히 했고 가장 큰 이유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호가(家) 2세 형제 중 3남과 4남인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형제간 공동경영을 이어오다가 2009년 4월부터 다툼이 표면화되며 지금까지 6년 이상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관련 분쟁, 형제간 공동경영 합의서 불이행 분쟁, 이사회에서의 축출 및 경영권 분쟁,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에 대한 대처 방식 이견, 박찬구 회장을 향한 검찰 수사와 이와 관련한 물밑 분쟁, 계열제외 소송, 상표권 분쟁, 아시아나항공 주식 처분 문제 갈등 등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상표권 분쟁과 아시아나항공 경영 이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오너 형제간 갈등 사례로 '금호가 형제 분쟁'이 거론되는 이유다.

박삼구 회장은 앞서 지난 24일 그룹 보도자료를 통해 "본인의 부덕한 탓으로 가족 문제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가족간 화합을 위해 더욱 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일부 언론을 통해서는 "이번 추석에 동생과 함께 성묘를 가고 차례도 같이 지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이런 화해 제스처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화해를 하고 싶다면 직접 연락을 해 오면 되지 않느냐"며 "언론을 통해 언급하는 방식으로 화해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 역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찬구 회장은 사석에서 기자와 만나 형제간 화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2011년) 검찰 수사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형님과 다시 잘 지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 검찰 수사가 진행된 이후부터 가능성은 사라진 것"이라고 말해왔다. 금호석유화학 핵심 관계자들은 2011년 박찬구 회장을 향해 진행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박삼구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의 허위 조작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은 그 최측근 인사들을 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계속 중책을 맡겨왔다.

이번 박삼구 회장의 화해 언급은 금호석유화학측의 이런 생각과 기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진 단순한 '언급'일 뿐이라는 게 박찬구 회장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을 앞두고 화해 언급을 한 배경에 대해서도 금호석유화학측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박삼구 회장의 자금조달에 딴지를 걸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 일종의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소한 이의를 제기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달라는 요구를 '화해' 언급으로 돌려 말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금호석유화학측 판단이다.

추석 성묘와 관련해서도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성묘를 따로 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수년전부터이고 차례를 지내는 일도 각자 따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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