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08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이 국내 바이오업체 펩트론에 투자해 '잭팟'을 터뜨렸다. 중장기 회수 전략을 갖고 있는 벤처캐피탈과 달리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자 곧바로 보유 물량을 모두 처분했다.

8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산은캐피탈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보유 중이던 펩트론 지분을 장내에서 전량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주당 5만~6만 6000원 사이로, 수 차례에 걸친 매도 끝에 투자회수(EXIT)를 완료했다.

그동안 산은과 산은캐피탈은 각각 펩트론 주식을 24만 주(지분율 3.69%), 16만 8000주(2.59%)씩 들고 있었다. 자기자본투자(PI, Principal Investment)에 나섰던 물량이다. 산은은 주당 4166원에 10억 원 어치를 인수했고, 산은캐피탈은 주당 4727원에 8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산은이 이번에 회수한 금액은 134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10억 원을 투자해 13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산은캐피탈도 108억 원 가량을 회수해 13.5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 들였다. 산은캐피탈이 산은보다 조금 높은 단가에서 매도를 마무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투자회수가 적기에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월 말 상장한 펩트론은 공모가(1만 6000원) 대비 100% 상승한 수준에서 시초가(3만 2000원)가 형성됐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주당 6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락 추세로 전환한 뒤 지난달부터 4만 원 대에 머물러있다. 산은과 산은캐피탈이 모두 고점에서 회수를 끝낸 셈이다.

아직 벤처캐피탈 다수가 펩트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보유 물량 중에서 48만여 주가 2년 간 자발적 보호예수에 묶여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펩트론 특례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중장기 회수 전략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현재 SV인베스트먼트와 KTB네트워크, CKD창업투자, 아이디벤처스,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엠벤처투자 등이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12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65억 원)와 전환사채(CB, 55억 원) 발행에 참여했다. 인수가격은 각각 주당 6500원, 7000원이다.

펩트론은 아미노산 화합물인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약효지속성 기술 개발업체다. 연구개발(R&D)용 펩타이드 소재 공급 사업과 약효지속성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 및 기술이전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공동 개발한 전립선암 치료제(1개월 지속형)가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대웅제약에서 제품 순매출액의 5%를 기술료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