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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號 삼성전자, B2B사업 강화 '박차' 전장사업팀·IoT사업화팀 신설… 포트폴리오 전환 의지 재확인

정호창 기자공개 2015-12-11 08:22:17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0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체제 2년차를 맞는 삼성전자가 '기업 간 거래(B2B)'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가전업계의 지형 변화로 사업 모델의 대전환 없이는 불투명한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2016년도 보직인사를 통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래 대비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신사업과 영업, 상품기획 조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조직을 정비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반도체 등 부품사업을 관장하는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전사 조직인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중심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의 초석을 다진 후 미래 자동차인 '스마트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전장사업팀은 향후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그룹의 자동차 부품사업을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단 인포테인먼트와 모터, 디스플레이 부품 등의 제품 개발과 생산·판매에 주력해 전장사업 역량을 구축한 뒤 향후 ECU, TCU와 같은 차량용 반도체 부문으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장사업팀을 반도체 사업이 포함된 DS부문 산하로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또 DS부문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산하에 '사물인터넷(IoT) 사업화팀'도 신설했다. 미래 가전업계의 중심축이 될 IoT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 팀은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아틱(Artik)' 육성에 집중해 사업화와 글로벌 표준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자동차 역시 IoT 분야의 주요 대상인만큼 전장사업팀과의 협력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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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직 변화에는 이재용 부회장(사진)의 전략과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와병에 들어간 부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철저히 실리와 수익성 중심으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흐름이 좋지 않아 당분간은 '안정성' 위주로 그룹을 정비한 후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도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은 전자업계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 시장이 큰 변혁기를 맞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조 기술력의 평준화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 제품군의 주도권이 중국과 동남아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후발주자는 낮은 인건비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 등에 힘입어 원가 경쟁력에서 기존 선진기업들을 앞서기 시작한 후 최근에 뒤졌던 기술력 확보에도 성공하며 날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 세계 일류 전자업체로 꼽히던 일본 '소니'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워크맨'과 '바이오 노트북'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소니지만 소비자들은 더 이상 그들의 제품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소니의 자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했고 최근엔 중국 화웨이와 하이얼, 샤오미 등에게로 점점 이전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선진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해 고수익을 노리던가,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가 높은 새로운 시장과 소비자군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삼성전자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취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최근 더 신경쓰는 분야는 후자다. 높은 기술력과 제품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B2C)가 아닌 기업 소비자(B2B)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B2B 시장은 초기 안착에만 성공하면 기업 고객에게 대량 납품이 가능하고, 공급 후에도 장기 계약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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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경영 전권을 맡은 후 삼성전자의 B2B 사업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와 잇따라 회동하며 협력관계 구축에 앞장서는 한편 조직개편 등을 통해 회사 내부의 변화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올해 초엔 B2B 브랜드인 '삼성 비즈니스(SAMSUNG BUSINESS)'를 공식 론칭하고 사업 확대 의지를 대내외에 공식 천명하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최대 항공기업인 미국 보잉 등과도 B2B 사업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직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과 수익성이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 부회장으로선 돌파구와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존 사업의 B2B 강화와 전장사업 확대에서 그 답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노키아, IBM 등 전자업계 선도기업들이 B2C 사업을 정리하고 글로벌 B2B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사례에 비춰보면, 이 부회장의 B2B 강화 전략은 '안정 속 변화'를 꾀하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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