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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LG, 전장산업 승부 전망은? 단기전 LG전자 유리… 중장기 전망, 삼성전자 역전 가능성

정호창 기자공개 2015-12-15 08:22:21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4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DS부문 산하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본격 선언함에 따라 전통의 맞수인 LG전자와의 경쟁, 관련 시장에 미칠 영향 등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전장부품 시장에선 후발주자인 만큼 당분간 LG전자가 한 수 앞선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막강한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력이 앞서는 삼성전자가 길지 않은 시기에 역전에 성공하고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2016년도 보직인사를 통해 반도체 등 부품사업을 관장하는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전사 조직인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생활가전 C&M사업팀장을 역임한 박종환 부사장이 팀장을 맡기로 한 이 팀은 앞으로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중심으로 전장사업 역량 확보에 주력한 뒤 향후 계열사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덩달아 시장의 주목을 함께 받게 된 곳은 LG전자다. 구본준 ㈜LG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해당 분야 진출에 나선 LG전자의 행보를 삼성전자가 뒤따르는 모양새가 되면서 현재 시장지위와 향후 경쟁구도 등에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탓이다.

시장에선 전자부문 경쟁에선 이미 두 회사의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삼성전자에 기운 상태지만, 적어도 자동차 전장분야에선 당분간 LG전자의 우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그룹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해 기반을 닦아온데다, LG전자 내부에 해당 사업을 맡는 VC사업부가 지난 2013년 출범한 점 등에 비춰보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자동차 전장사업에서의 업력이 최소 2~3년 이상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앞서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거둔 성과 역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LG전자는 자동차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업계 1위에 올라있고, 최근에는 미국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인 GM과 차세대 전기자동차 부품 11종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업이라 제조업체들이 파트너 선정에 매우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기존 거래선을 어지간해선 잘 바꾸려 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신규 사업자와의 거래를 꺼리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LG그룹이 지난 10여 년 간 노력을 기울였기에 현재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업력 차이를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좁히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전장분야가 아직 초기시장이고 확대되고 있는 산업이라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여지가 있는데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시장 지위를 보강할 수 있어 그리 길지 않은 시기에 LG전자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에선 세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추격자"라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 자동차 전장분야의 전문기업들을 손에 넣는다면 짧은 기간 안에 기술력과 시장 지위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 등을 갖추기 위해선 상당한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LG전자에겐 그만한 자금력이 없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미래 전망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아낌없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LG가 갖지 못한 반도체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어 새로 설립한 '전장사업팀'이 성장전략만 제대로 수립한다면 수년 안에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메이커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입장에선 삼성전자의 '전장사업팀' 출범을 보고 안도감과 위기의식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라며 "삼성의 선택을 통해 자동차 전장시장의 성장성을 재확인해 안도감을 느낀 반면 전통의 라이벌이자 거대한 강자의 등장으로 어렵게 닦아놓은 시장을 내주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위기감 역시 만만치 않아 회사 내부의 긴장도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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