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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 KB손보 사장, '절반의 성공' [CEO성과평가]미국법인·카드슈랑스 문제로 실적 악화…보험영업은 호조

윤 동 기자공개 2015-12-23 10:0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1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헌 KB손해보험 초대 사장(사진)은 재출범 첫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LIG손보 사장 재임기에 KB금융에 피인수되는 작업을 매끄럽게 진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KB손보 초대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법인의 추가 적립금 문제로 실적은 양호하지 않다.

다만 내년에는 KB금융과의 시너지가 확대되고 장기보험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수익성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임기만료 시점에서 재임에 성공할 지 관심이다.

김병헌 KB손보 사장 사진-이력

◇30년 '한우물' 정통 보험맨

김 사장은 KB손해보험의 전신인 범한화재해상에 입사해 30년 이상 한 회사를 지킨 정통 KB손보 출신이다. 범한화재가 LG화재, LIG손보, KB손보로 변모하는 역사를 함께하며 평사원에서 CEO까지 승진했다.

김 사장이 LIG손보의 CEO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룹의 위기 때문이었다. 오너 중심 경영 체제를 고수해왔던 LIG그룹이 LIG건설 기업어음(CP) 사태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면서 김 사장에게 기회가 왔다. LIG그룹 오너 일가는 뒤로 물러나면서 영업, 경영기획, 경영지원 등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한 김 사장을 LIG손보의 최초 전문경영인으로 낙점했다.

김 사장은 그룹의 위기 탓에 LIG손보가 매각될 상황에 처하면서 대주주 리스크를 떠안은 채 회사를 경영했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무난히 매각 작업을 완료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 김 사장이다. 2013년 11월부터 올해 6월 KB금융지주에 피인수되기까지 1년 6개월 이상 LIG손보가 핵심 경쟁력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김 사장이 회사 내부의 조직 안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런 공로를 인정한 KB금융지주는 KB손보의 초대 사장 자리에 내부 출신 인사가 아닌 김 사장을 기용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 9개월로 다소 짧으나, 김 사장이라면 재출범 초기의 KB손보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법인·카드슈랑스 문제로 경영지표 악화

그러나 재출범 초기 경영지표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올해 누적 3분기 기준 원수보험료가 2조 27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확대됐음에도 당기순이익은 104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407억 원(27.95%) 축소됐다.

KB손해보험 주요경영지표
이는 미국지점의 손실을 대비해 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약 620억 원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지점 문제로 올해 3분기 KB손보의 일반보험 손해율은 197.2%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대비 100.8%포인트나 상승했다.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가 많아 돌려줘야할 보험료 규모가 큰 것도 향후 실적에 부담이 된다. 지난달 금감원은 KB손보를 포함해 10개 보험사가 카드사를 통해 판매한 보험상품이 불완전판매됐다며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 환불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KB손보는 불완전판매 계약이 3만 2915건에 달해 최대 약 190억 원 규모의 납입보험료를 환급해 주어야 할 수도 있다.

◇장기보험 영업 호조…KB금융과의 시너지도 확대 중

그러나 미국법인이나 카드슈랑스 문제를 제외한 보험영업 부문의 수익성은 개선되는 추세다. KB손보는 성장의 중심 축인 장기보험의 손해율을 개선시키고 신계약을 확대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KB손보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6월 기준 88.1%에서 9월 기준 83.6%로 4.5%포인트 개선됐다. 월납초회보험료 기준 장기보험 신계약 규모도 3분기(7~9월) 246억 원을 기록해 2분기 213억 원 대비 33억 원(15.5%) 늘었다.

KB손해보험 장기보험 신계약 추이
*출처: KB손해보험, 메리츠종금증권

KB금융지주와 시너지도 차츰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은 최근 KB손보를 중심으로 '자동차 금융 패키지'를 기획하는 등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KB손보가 손보사로서는 최초로 금융 복합점포에 입점한 것도 시너지 확대의 일환으로 향후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김 사장의 임기는 KB손보가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하기 전인 내년 3월까지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 9개월의 임기가 너무 짧다는 분석이 많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영업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는데 미국법인이 성과를 훼손한 셈"이라며 "KB손보는 내년 KB금융과의 시너지 본격화 등으로 4대 대형 손보사 중 가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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