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다동사옥 매각 불발 가능성 마스턴리츠, 투자자 모집 실패…건물 리모델링 등 협상 난항
고설봉 기자공개 2016-01-04 08:34:59
이 기사는 2015년 12월 31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은행 다동사옥 매각이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마스턴리츠가 인수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인수를 접어야 할 상황이다.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한국씨티은행 본점(이하 씨티은행 다동사옥)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마스턴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빌딩 인수자금 모집에 실패하면서 매입을 접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마스턴리츠는 총 약 1942억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대부분 시장에서 조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빌딩 리모델링 협상 난항과 예비 임차인 모집 실패 등으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씨티은행 다동사옥을 매입할 능력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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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다동사옥 매각은 올해 3월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며 연내 매각 가능성을 높여왔다. 그러나 노후화한 빌딩 리모델링과 '매각 후 재임차' 기간 협상 등에 대한 씨티은행과 마스턴리츠, 빌딩 지분 19%를 가지고 있는 대견기업과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매각이 지연됐다.
특히 빌딩 리모델링 협상에서 이견이 컸다. 마스턴리츠는 빌딩 매입 후 상업시설과 업무공간의 동선을 분리하고, 인테리어를 새롭게 꾸미는 등 빌딩 내·외관 전체 리모델링을 단행할 계획이었다. 저층부 상업시설을 확대하는 등 투자를 통해 임대료를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마스턴리츠의 계획에 대견기업이 협조하지 않으며 협상이 틀어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공사비 분담과 리모델링 기간 동안의 임대료 보존 등에서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매각 후 재임차'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씨티은행은 마스턴리츠와의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 매각 후 재임차 기간을 종전 12개월에서 9개월로 변경했다. 따라서 매각 후 9개월 이후 씨티은행은 여의도 IFC로 이전하고, 마스턴리츠는 건물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하지만 대견기업이 보유한 5개층에 대한 임대료 보존 방법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 대견기업은 씨티은행 다동사옥 임대료로 매달 한층당 2억 5000만 원~3억 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달 평균 임대료 수익은 약 13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마스턴리츠가 건물 리모델링 후 오피스 층에 입주할 우량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턴리츠가 건물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마친 후에도 빌딩에 입주할 기업들이 정해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스턴리츠는 여러 기업들과 임대차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주가 확정되거나 예정된 기업들이 없는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각종 협상 난항과 더불어 그 동안 물망에 올랐던 예비 임차인들과의 협상이 모두 결렬된 상태"라며 "마스턴리츠가 임대료를 낼 우량임차인 확보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이 돌아섰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4월 다동사옥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우선협상자 선정이 한 차례 불발되고, 올해 3월 마스턴리츠를 최종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거론되던 싱가포르 '큰손' ARA는 매각조건이 바뀌면서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1997년 완공된 씨티은행 다동사옥은 건축연면적 3만 9624㎡로 지하 6층 지상 20층으로 구성됐다. 이 중 지상 14층부터~18층까지의 5개 층을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대견기업이 구분소유하고 있다. 빌딩 소유권은 씨티은행이 81%, 대견기업이 19%를 가지고 있다.
씨티은행은 당초 대견기업이 보유한 지분 19%를 통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대견기업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하면서 통매각을 포기하고 회사 소유의 지분 81%만 매각하기로 결론을 맺었다.
빌딩 소유권이 각각 나눠지면서 씨티은행 다동사옥은 가격이 시세 대비 20%정도 낮아졌다. 일대 프라임급 빌딩 매각사례에 비춰 3.3㎡당 2100만~2200만 원까지 거론되던 씨티은행 사옥의 매각가격은 3.3㎡당 약 1665만 원정도로 떨어졌다. 다만 현재 약 1942억 원에 매각가 협상을 마친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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