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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gue Table]중대형 IPO의 향연, 증권사·한계기업 유증 '봇물'[ECM/Overview]공모 ELB 부진 지속…대기업 블록딜, 창업주 일가 주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6-01-04 09:0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31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주식자본시장(ECM)에서 가장 핫(hot)했던 영역을 꼽으라면 단연 기업공개(IPO)를 들 수 있다. 2014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삼성SDS와 같은 메가딜은 없었지만 2000억 내외의 중형 딜부터 3000억 원 이상의 대형 딜이 고르게 시장에 나왔다. 해운·조선·건설과 같은 한계업종의 자본확충도 꾸준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대규모 부실 반영(빅배스)이 직접적인 증자 배경으로 작용했다.

2015년에는 특히 증권사들의 증자 행렬이 주목을 받았다. 대형IB 진출과 레버리지비율 개선 등 회사 사이즈별로 증자 목적은 다양했다. 공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허용으로 메자닌(mezzanine)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한계기업 증가로 2016년부터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 없어도 IPO시장 열기 꾸준...화장품·제약·바이오 업종 '인기'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5년 주식자본시장(ECM)에서는 총 1270건, 40조 3931억 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다. 전년(1084건, 37조 1821억 원)과 비교하면 규모는 3조 원 가량 늘었고 건수 역시 200건 이상 증가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전환사채(CB)가 발행된 점이 금액 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건수 면에서는 IPO와 유상증자 거래가 골고루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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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장이 완료된 딜은 유가증권시장(2조 4040억 원)과 코스닥(2조 1200억 원)을 합쳐 총 4조 5241억 원이었다. 두 개 시장의 규모가 비슷했는데 2014년 삼성 계열사 상장(공모액 합계 약 3조 원)의 영향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쏠림현상'이 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라진 모습이다. 2015년 공모 규모 5000억 원을 넘은 IPO딜은 LIG넥스원(5244억 원)이 유일했다.

특히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4조 원대의 IPO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3000억 원 안팎의 중대형 딜이 탄탄하게 허리를 받쳐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래에셋생명(3405억 원), 이노션(3401억 원), 더블유게임즈(2777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엔에스쇼핑(2064억 원), 케어젠(1782억 원), 제주항공(1782억 원), 잇츠스킨(1612억 원), 경보제약(1434억 원) 등도 시장 규모 확대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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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기 전에 서둘러 에퀴티(equity) 조달을 마무리하려는 기업들의 심리가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며 "연말 들어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기업들이 수요예측까지 진행하고도 공모 작업을 잇따라 취소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장 기업 늘리기에 급급한 거래소가 '무리수 전략'을 펼친 것도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화장품·제약·바이오 회사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평균 4%가 넘는 인수 수수료율에다 주가 상승에 따른 의무인수 차익 등으로 주관사들도 쏠쏠한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방산, 보험, 광고, 게임, 항공업종 등 이색업종에서의 상장 기업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시장 다양화에 기여했다. 반면 IT·하드웨어 업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해가 지날수록 떨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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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선·건설' 증자 지속...증권사 자본확충도 잇따라

2015년 국내 기업의 유상증자 규모는 24조 5243억 원(사모 포함)으로 전년(23조 311억 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어 기업공개(11.2%), 주식연계증권(17.25%), 블록딜(10.83%) 등과는 큰 차이를 드러냈다. 건수 역시 742건으로 전체 ECM거래 건수(1270건)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해운·조선·건설과 같은 한계업종의 유상증자가 2015년에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상반기 대한항공(4985억 원)과 현대상선(2373억 원) 등의 자본확충이 주목을 받았는데 대한항공 딜은 2015년 공모로 진행된 유상증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거래이기도 했다. 물론 재무개선과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실적 개선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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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는 대우조선해양(4142억 원), 삼성엔지니어링(2016년 1.2조 규모 실시 예정) 등의 유상증자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과거 미청구공사 부실을 일시에 반영하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이는 건설·조선업 등 수주산업의 신뢰성을 뒤흔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건설사들의 경우 공모가 아닌 사모 딜을 통해 자본확충을 이어나갔다.

증권사들의 증자 릴레이도 이슈였다.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잇따라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시장의 우려 속에 1조 원에 가까운 자본을 늘린 미래에셋증권은 결국 대우증권 인수를 성사시킴으로써 국내 최대 IB 반열에 올라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증자 목적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이 가능하다. 하이 IBK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 등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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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ELB 여전히 위축...블록딜 시장은 창업주 일가 참여 '눈길'

2015년 발행된 공모 ELB(주식연계증권)는 6건, 3970억 원에 그쳤다. 2014년(3030억 원)보다는 늘었지만 IPO와 유상증자 등과 비교할 때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약했다. 분리형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법제화 개시에도 아직까지는 '탐색전'의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다만 2016년에는 금리 인상 여파와 크레딧물 투심 악화 우려로 한계기업 중심의 ELB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5년은 특히 창업주 일가의 블록딜 참여가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첫 포문을 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장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필두로 금호아시아나·동부그룹 오너일가도 블록딜을 통해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경영권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블록딜을 통해 지분 관계를 청산했고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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