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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부재 속 숨죽인 외국계 증권사들 ECM주관 톱10 전부 국내 IB 휩쓸어…블록딜·해외채권에서만 명맥 유지

민경문 기자공개 2016-01-06 09:41: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5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캐피탈마켓(ECM·DCM)에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입지가 과거보다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딜(시간 외 장외매매)과 해외 채권을 제외할 경우 주관 실적으로 상위 10걸 안에 이름을 올린 외국계 IB는 한 곳도 없었다. 빅딜 부재와 일부 외국계 IB들의 내부 이슈 변화 등이 실적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5년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주관 실적 기준으로 상위 10개사는 모두 국내 IB들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생명보험과 이노션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아 12위에 오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그나마 외국계 IB중 가장 높은 순위였다. 매년 2곳 이상의 외국계 IB들이 ECM부문 상위권에 포진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2014년 만해도 JP모간(5위), 골드만삭스(6위), 씨티글로벌마켓증권(9위) 등 무려 세 곳이 상위 10걸 안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S와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상장이라는 빅딜에 힘 입은 영향이 컸다. 2013년에는 현대로템 상장 주관사였던 BOA메릴린치(9위)가, 2012년에는 CJ헬로비전의 상장을 이끈 JP모간(9위)이 각각 톱10 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에는 IPO 시장이 커지긴 했지만 삼성 계열사와 같은 빅딜의 부재로 외국계 IB가 힘을 발휘할 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가장 큰 IPO딜이었던 LIG넥스원 상장의 공모 규모가 5244억 원이었다. 3000억 원 내외의 중대형 딜이 많았는데 80bp 수준의 낮은 인수수수료를 고려하면 외국계 IB들이 참여할 만한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어차피 외국계 IB들의 경우 국내 채권 시장의 진입이 어렵고, ECM시장이라고 해도 IPO 정도만이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영역인데 2015년에는 이마저도 국내 IB들에 밀린 형국"이라며 "특히 NH투자증권 등 일부 국내 증권사가 ECM시장을 독식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계 IB들의 내부 사정 변화도 국내 캐피탈마켓에서의 영향력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JP모간은 20년 넘게 수장으로 활약해 온 임석정 한국 대표의 공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블록딜을 제외한 ECM실적은 2015년 한 건도 없었다. 삼성, KCC 등 그 동안 임 대표가 중심이 돼 쌓아왔던 기업 네트워크 약화가 향후 영업력 위축으로 이어질 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도이치증권의 경우 IB부문 대표를 포함한 핵심 인력 2명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규범 준수) 위반' 문제로 중징계를 받은 데 따른 여파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맥쿼리증권, HSBC증권도 사업영역 조정 차원에서 IB인력 감축 등의 변화를 겪은 바 있다.

그나마 자본시장에서 외국계 IB가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영역은 블록딜과 해외 채권이다. 2015년에는 모간스탠리가 6000억 원이 넘는 넥슨의 NC소프트 지분 매각 거래를 주관하며 블록딜 최강자에 올랐다. 2011년부터 블록딜 주관 순위에서 국내 증권사가 1위를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해외 채권의 경우 매년 외국계 IB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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