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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변화와 혁신' 아이콘 [CEO성과평가]보수적 보험업계 새로운 문화 도입..사상 최대 실적 눈앞

윤 동 기자공개 2016-01-14 10:58:4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사진)이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사상 최초 희망퇴직을 단행해야 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메리츠화재를 이끌어 취임 1년차에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변화와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해 혼란스러운 조직을 추스르는 동시에 착실히 업무 성과를 올렸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사진, 이력

◇위기 속 '해결사' 임무 주어져

지난 2011년 메리츠금융지주와 인적 분할된 메리츠화재의 수익성은 매해 악화되기만 했다. 과거 업계 최고 수준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했으나 2013~2014년에는 경쟁사보다 떨어져 회사 안팎으로 위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메리츠화재 주요 경영지표

수익성 저하는 조직의 혼란을 불러왔다. 2014년 3월 취임한 남재호 전 사장은 같은 해 12월 전격 사퇴했다. 비슷한 시기 30여명의 임원 중 절반인 15명이 교체됐다. 지난해 3월에는 희망퇴직이 단행돼 직원 406명(전체 임직원의 15.8%)이 회사를 떠났다. 전무후무했던 인사 조치가 이어지면서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한동안 부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왔다.

메리츠화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룹이 선택한 CEO(최고경영자)는 김 사장이었다. 김 사장은 이미 메리츠종금증권의 CEO를 역임, 어려운 금융투자업 환경 속에서 금융회사를 성장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위기 해결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 시행…실험 경영으로 위기 극복 토대 마련

메리츠화재는 김 사장 부임 이후 변화가 시작된다. 지난해 상반기 시작한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가 유명하다. '칼퇴근, 복장자율화, 안식휴가' 등으로 요약되는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는 보수적 문화가 강한 보험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제도다. 김 사장은 희망퇴직 이후 직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먼저 부임 초기 과도한 야근에 지친 직원들에게 '저녁 있는 삶'을 주기 위해서 칼퇴근 제도를 도입했다. 모든 임직원은 평일 저녁 특정 시간이 되면 회사에서 떠나야 한다. 회사의 모든 전원이 차단되고 컴퓨터 역시 접근하지 못한다. 지난 4월부터는 모든 임직원의 근무 복장을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자율화했다. 올해 1월부터는 5년차 이상 지점장 전원에게 한 달 동안의 유급휴가를 주는 안식휴가제도를 시행했다.

메리츠화재에서는 이런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 살리기'에 그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직원들이 편안한 복장으로 능률적으로 일하게 되면서 실적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까지 메리츠화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760억 원으로, 12월 큰 순손실을 보지 않았다면 사상최대 실적이 예고됐다.

특히 김 사장이 주력한 부문은 수입보험료의 77.9%를 책임지는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이었다. 2013년 말 이후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계속해서 악화됐다. 김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3월 말에는 손해율이 90%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6개월 만에 장기보험손해율은 6.6%포인트 하락시켰다.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손해율 추이

◇운용자산이익률·보험영업 상승세 유지 과제

운용자산이익률도 메리츠화재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5.01%로 지난 5년 중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1세대 채권 트레이너'인 김 사장이 탁월한 판단력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을 끌어 올렸다고 평가한다.

월등한 운용자산이익률아 꾸준히 유지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김 사장에게 남겨진 숙제다. 지난해 4~9월 동안 메리츠화재의 평가·처분이익은 514억 원으로, 2014년 4~9월 212억 원의 두 배를 넘었다. 일시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면 또 언젠가는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이 0.2%포인트 늘어나는 등 보험영업도 호전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투자이익률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본업인 보험영업에서 호조를 보인다면 위기를 겪었던 메리츠화재가 위기 국면에서 탈피,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시그널을 주기 충분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지난해 취임해 변화를 시도하며 과도기적 시기를 보냈다"라며 "앞으로도 투자영업수익과 보험영업수익 양 쪽에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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