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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 물꼬 틀까 임단협서 자동승급제 폐지 제안…노조 "사실상 호봉제 폐지" 반발

안경주 기자공개 2016-02-12 10:48:39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호봉제의 핵심인 자동승급제 폐지를 담은 단체협약 개정안을 추진한다. 직무능력 평가 등을 통한 성과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에 한국SC은행(이하 SC은행) 노조는 "사실상 호봉제 폐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C은행의 단체협약 개정안 추진이 향후 성과주의 확산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올해 초 노조와의 2015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자동승급제 폐지를 담은 단체협약 개정안을 제시했다. 능력에 관계없이 일정기간의 근무년수를 채우면 승진하는 '자동승급제'가 사회적 시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연 1.5% 안팎의 기본금 자연상승분도 없애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2015년 임단협을 시작해 올해 초 처음 안건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자동승급제 폐지와 관련한 내용을 제시했다"며 "안건 교환 이후 추가로 논의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SC은행은 전체 인력의 절반 가량이 성과연봉제 적용을 받고 있다. 직원들이 성과 목표를 세우면 최종평가를 통해 성과급으로 연동되는 개인성과평가시스템을 2011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금융권 전체 호봉제 직원 비율이 9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봉제 직원비율이 낮은 편이다.

SC은행 노조는 자동승급제를 없앨 경우 호봉제 폐지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호봉제 폐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회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SC은행은 은행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SC은행은 직무능력과 성과를 반영한 인사가 돼야 앞으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자동승급 폐지도 이 같은 맥락에서 (노조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SC은행의 생산성은 다른 국내 은행에 비해 맞다는 평가다. SC은행은 2009년(개별기준) 432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2014년 100억여 원의 손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1118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4분기 실시한 희망퇴직 등을 고려할 때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별 생산성

대표적 생산성 지표인 직원 1인당 순익도 감소세다. 직원 1인당 순익은 2009년 8600만 원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2675만 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은행 등 일반은행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격차도 커지고 있다.

SC은행 노사는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며 자동승급제 폐지 관련 논의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SC은행은 호봉제 폐지가 아닌 직무능력과 성과를 반영한 인사제도 추진이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노조와 논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SC은행의 임단협이 향후 성과주의 확산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과주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임금 문제가 맞물려 있어 노사 합의가 필요한 만큼 금융산업노조의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SC은행이 자동승급 폐지 등에 합의를 이끌어내면 향후 금융산업사용협의회가 임단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금융산업노조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또 SC은행은 지난해 말 신규 채용한 50명의 신입직원에 대해 개인성과 차등 연봉제를 적용키로 하는 등 성과주의 도입에 적극적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회사측이 올해 성과주의 도입을 논의하기로 한 상황에서 개별은행이 먼저 합의를 하면 노조측의 반발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SC은행의 2015년 임단협 결과를 회사와 노조 양측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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