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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치열한 R&D 전쟁…배경은? 주요 4개사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1644억 원 지출

장지현 기자공개 2016-02-25 08:21:19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화장품 생산 업체들이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을 20%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위로는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고 아래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생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선 결국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코스맥스·한국콜마 등 자체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4개 화장품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1644억 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1367억 원 대비 20.3%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 가장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696억 원에서 724억 원으로 4.1% 늘었다. LG생활건강은 496억 원에서 686억 원으로 38.4%, 코스맥스는 48억 원에서 79억 원으로 63.7%, 한국콜마는 127억 원에서 154억 원으로 21.4%씩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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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목표를 세운 만큼 외국 여성들에 대한 연구에 집중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상반기 기술연구원 내에 '아시안 뷰티 연구소'를 신설했다. 기존엔 스킨케어 연구소, 메이크업 연구소, 피부과학 연구소 등 8개 세부조직으로 운영을 했다.

아시안 뷰티 연구소에선 아시아 주요 15개 도시를 기후 환경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 맞춤 제형 개발, 미용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쿠션 화장품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여성들의 피부색을 연구해 국가별 특징을 제품화에 반영하고 있다.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에도 생산 시설 외에 연구소 조직을 만들어 중국 각지의 기후와 중국 고객들의 피부색, 피부 두께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서경배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 해외 매출 50% 이상을 올려 로레알, P&G, 에스티로더에 이은 세계 4위, 아시아 1위 화장품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히는 등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진출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을 중심으로 향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메가씨티까지 사업을 확장해 이 지역을 넥스트 차이나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와 2017년엔 각각 중동과 중남미 시장 진출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오는 2017년 12월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 내에 R&D센터를 신규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앞으로 183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대전 연구소에 이어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차세대 융·복합시너지 창출을 위해 연구소 신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앞서 2014년엔 로드숍 더페이스샵의 연구소를 별도로 마련했다. 연구소는 내츄럴연구팀, 한방연구팀 등 5개 연구팀으로 구성돼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12월 초 아예 연구개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연구개발 조직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료, 한방피부, 안전성효능, 해외, 마스크, 네일 등 8개의 연구소와 이노베이션팀, 기획지원팀으로 구분됐다. 하지만 개편을 통해 총 5개의 R&I센터(스킨케어, 메이크업, Advenced Tech, 안전성효능, 해외)와 8개의 랩, 23개의 팀, 연구경영실로 조직을 탈바꿈시켰다.

코스맥스가 개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부분은 '융합 연구'다. 예컨대 코스맥스는 스킨케어, 메이크업으로 구분돼있던 연구 조직을 하나의 조직으로 합쳤다. 이 외에도 유화기술을 기본으로 한 썬크림, 파운데이션, BB크림, CC크림 등은 한데 묶어 크림·파운데이션(CF)랩으로 합쳤다.

코스맥스 R&I센터를 총괄하는 유권종 연구원장은 "기존 조직에서는 물리적 교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융합기술 측면에서는 활발한 연구 및 성과물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흐름에 맞춰 주요 제품들의 원천기술을 융복합 기술로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원장은 "BB크림, CC크림, 쿠션타입 제품 등 최근 5년 내 큰 인기를 누린 화장품의 특징이 바로 융합제품"이며 "제약, 식품, 수성도료 등 타 업종과 화장품을 융합해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앞다퉈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결국 '제품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사업이 일반 소비재 사업 같지만 사실 엄청난 기술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라며 "기술력이 있어야 제품력이 있는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고, 그 다음에 마케팅, 광고, 영업 경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업들도 기본적으로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엔 자금 여력이 없어 못했던 것일 뿐"이라며 "하지만 최근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매출이 늘면서 자금 여력이 생겼고 R&D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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