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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기업조차 장기채 발행 난관 장기채 수요 기피 현상 심화 …기업들 만기구조 분산 '허덕'

임정수 기자공개 2016-02-26 10:22:31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5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AA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마저 5년 이상 만기의 장기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채 투자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도 동반 확대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장기채 기피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채 발행이 많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만기 분산 전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SK하이닉스 등 AA급도 장기채 발행 쉽지 않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AA급 기업들이 장기채 발행에 실패하거나 금리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기채 발행 계획을 포기하거나 시장금리보다 상당 폭 높은 고금리를 감수하고서야 겨우 장기채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회사채를 발행한 SK하이닉스는 수요예측에서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았다. 2년물은 발행 예정액 대비 6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며 SK그룹 우량 계열사 채권으로서의 인기를 실감케 했지만, 5년물과 7년물은 희망금리 내에서 겨우 투자 수요를 채웠다.

SK하이닉스 회사채의 단기물과 장기물 간 금리 차도 상당했다. 2년물의 경우 넘치는 수요 덕에 민평금리 -9bp로 발행금리를 결정한 데 반해, 5년물과 7년물은 같은 만기의 민평금리 대비 각각 10bp, 15bp를 얹은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했다. 시장금리 수준보다 대폭 높은 금리로 장기물 발행이 이뤄진 것이다.

뒤이어 수요예측을 실시한 LG전자는 3년물 5년물 7년물 등 투자 수요가 넘치면서 전체 트랜치에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LG전자가 수요예측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수요를 태핑하는 과정에서 10년물, 15년물, 20년물 등의 초장기채 발행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2014년과 2015년에 연속으로 계속 15년물 발행에 성공한 것과는 대비된다. 실적 악화 등 LG그룹 전자 계열사에 대한 시각 악화와 장기 금리 상승 추세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대기업들마저 장기채 발행에 어려워진 것은 기관 투자자들이 회사채 장기물 투자를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악화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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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장기채 투자 수요가 국공채와 은행채 등으로 많이 쏠리면서 우량 회사채 수요가 감소하는 분위기"라며 "장기 회사채 수요 감소가 스프레드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추세가 예상되면서 평가 차익을 노리고 장기채에 투자했던 기관 수요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 장기회사채 기피 심화될 듯…기업들 만기분산 전략 '애로'

투자자들의 장기 회사채 기피로 AA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까지 회사채 만기 분산 전략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5년 이내에 만기가 몰려 있어 장기로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기업들은 상당한 고금리를 감수하거나 장기채 발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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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경우 회사채 만기가 5년 이내에 몰려 있다. 매년 5000억~6000억 원 수준의 회사채 만기를 유지하려면 5000억~6000억 내외 정도만 5년 이내 만기에서 채권 발행이 가능하다. 장기채 발행이 어려워질 경우 만기 구조의 적절한 배분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 이슈어로 꼽히는 SK그룹 계열의 AA급 기업들도 만기가 5년 이내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매년 1조 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해 온 SK는 향후 5년 이내 만기 집중 현상이 더욱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의 장기채 기피 현상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채 발행이 많은 AA급 우량 기업의 경우 만기 분산 전략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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