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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생명 인수 '우협', 누가 될까 가격보다 종결 가능성.."中 안방보험 유리" 관측

한형주 기자공개 2016-03-07 11:25:05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명보험업계 10위 알리안츠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 인수 희망가만 놓고 보면 IBK투자증권(PE)이 이기는 게임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거래 성사의 확실성(Closing Certainty)까지 감안해 우량 전략적 투자자(SI)인 중국 안방보험의 우세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3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매각 주관사인 JP모간은 지난달 말까지 인수 후보들로부터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전달 받았다. 앞서 같은 달 19일에는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실시, 바인딩 비드(binding bid: 구속력 있는 가격 제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안방보험과 IBK투자증권PE,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 등 3곳의 원매자가 응찰했다. 우선협상자 선정은 빠르면 이번주 내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 후보 중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적어낸 곳은 IBK투자증권인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안츠생명 지분을 함께 인수할 컨소시엄 파트너가 확보된 상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홀로 지분 전량을 매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업계에선 IBK투자증권의 통 큰 베팅에 미덥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이아웃(Buy-out) 거래 경험이 충분치 않은 데다, 알리안츠생명 인수 이후 경영 능력이나 펀딩 면에서도 검증돼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 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거래 종결 가능성, 그리고 인수 후 기업가치 제고 측면의 불확실성을 매각자 측이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혹여 IBK투자증권이 외국계 기업과의 공동 인수를 모색한다면 SI에 PE라는 외피를 씌워 '외국인이 인수할시 적용되는 보험업 감독규정'을 우회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될 만하다.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도 감독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시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 진단이다. 이는 같은 재무적 투자자(FI)인 JD캐피탈에도 해당될 수 있는 얘기다.

경쟁자인 안방보험은 지난해 국내 8위 생보사 동양생명을 인수한 전력이 있다 보니 대주주 변경 심사 승인을 받는 데 있어서는 딱히 걸릴 것이 없다는 게 일반론이다. 셀러 관점에선 보다 확실한 투자자인 셈. 다만 안방보험이 써낸 응찰가가 IBK투자증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어서 고민 중이라는 후문이다.

안방보험은 한국에서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동양생명 외에 동종업체를 하나쯤 더 사서 시너지를 내는 게 유리하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알리안츠생명 인수 의지가 약하지 않다는 방증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값을 올려 부를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밸류에이션 산정의 토대가 되는 수익성이 좀처럼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지난 2015 회계연도에 3000억 원 넘는 영업손실(2억 4400만 유로)을 냈다. 금리 인하 탓이다. 3분기 말까지만 해도 200%를 웃돌던 지급여력(RBC) 비율은 4분기 이자율 하락분을 반영, 손실 인식하면서 170%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발생한 내재가치 하향폭만 최대 2억 8000만 유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위기상 금리는 더 내려갈 공산이 크다.

이런 점을 의식한 한국법인은 지난해 독일 본사에 3000억 원 안팎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달라고 SOS를 친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안츠 그룹으로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자회사에 돈을 대주느니 팔 수 있을 때 팔자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높다. 글로벌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이번 매각은 절박한 사안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알리안츠생명의 순자산가치는 약 9000억 원. 여기에 미실현 이익(만기보유증권)도 6000억 원가량 된다. 하지만 보유계약가치(Value of in-force)가 마이너스(-) 7000억~8000억 원이나 돼 내재가치(Embedded Value)는 순자산가치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부실이 많아 보이는 데다, 인수 후 증자 등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보니 바이어 입장에서 값을 쳐줄게 마땅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독일 알리안츠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지분 전량이다. 매각자 측은 알리안츠자산운용도 묶어 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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