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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모회사 지원 통로 '배당' 동결 왜? 배당성향 대폭 감소…실적부진에 부담 확대

이효범 기자공개 2016-03-16 08:25:09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4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모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에 대한 자금 지원 통로로 삼았던 배당금을 동결했다. 순이익에서 현금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배당성향도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는 전년대비 변동이 없었지만 지난해 거둔 순이익에 비해서는 배당금 비중을 줄였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홀딩스에 대한 지원에 부담을 느끼면서 배당정책에 미묘한 변화를 주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15년도 결산배당으로 총 698억 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다. 이는 2014년 현금배당총액과 같은금액으로 배당금이 동결된 셈이다. 1주당 배당금도 2014년과 마찬가지로 보통주 1000원, 종류주 1050원으로 책정됐다. 1주당 배당금 수준은 2010년 이후로 최저수준이다.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트진로의 2015년 배당성향은 130.88%에 그쳤다. 2014년 328.59%에서 197.71%포인트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현금배당총액은 2010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과 맞물려 대부분 기업들은 2014년과 2015년 배당성향을 높이는 추세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기업소득환류세도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이트진로의 줄어든 배당성향은 타 기업들의 배당정책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하이트진로 배당금 지급 추이

하이트진로는 주식시장에서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알려져왔다. 그동안 고배당을 실시해 온 이유는 배당을 통해 하이트진로홀딩스에 자금을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의 보통주 지분율 55.14%와 우선주 지분율 13.48% 보유한 최대주주다. 올해 배당기준 하이트진로의 결산배당금의 절반 이상인 388억 원을 가져간다. 지주회사라 뚜렷한 수익사업이 없다는 점에서 배당수익은 든든한 자금줄이었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 436억 원 가운데 배당금수익은 390억 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90%에 육박한다. 나머지 10% 가량은 로얄티 수익이다. 여기에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은 지난해 275억 원이다. 사실상 배당금이 없을 경우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익구조다.

하이트진로가 배당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에게 자금을 지급해왔던 이유는 하이트진로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분류되면서 계열사간 자금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배당을 통해 모회사를 지원해 왔지만 하이트진로가 실적 부진에 빠지자 이같은 구조가 삐걱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이트진로 매출 및 영업익 추이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160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4년 크게 감소해 1000억 원을 밑돌았다. 수입맥주와 롯데칠성의 공세로 맥주시장 경쟁이 심화되자 맥주사업부문의 실적이 저하된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은 1조 9075억 원, 영업이익은 1340억 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8%, 42.99% 씩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배당을 줄이고 하이트진로홀딩스에게 다른 형태로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전히 맥주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라 향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투입해야 할 비용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알짜로 꼽히는 주정사업 매각에 나선 것도 하이트진로의 배당금 지급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이트진로가 지급하는 배당금 가운데 절반 가량만 하이트진로홀딩스에게 투입된다는 점도 쉽사리 배당을 늘리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예컨데 지배구조 상 하이트진로가 하이트진로홀딩스에게 100억 원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200억 원 가량의 배당을 실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가 배당을 늘리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그동안 실시해왔던 고배당 정책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배당금 산정에도 이같은 고민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여전히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당금 동결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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