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롯데캐피탈 사장 '현금중시' 경영 현금성자산 10% 이상 유지…12년 연임 최장수 CEO 비결
원충희 기자공개 2016-03-31 09:55:07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0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캐피탈의 현금성자산이 7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년째 현금성자산을 총자산의 10% 이상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2003년 카드대란 이후 구원투수로 투입된 고바야시 마사모토(사진) 대표의 현금중시 경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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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0억 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은 롯데캐피탈 사상 최대 규모다.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에 달한다. 롯데캐피탈은 수년째 총자산 대비 현금성자산의 비중을 1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캐피탈업계를 통틀어 롯데캐피탈처럼 현금성자산 비중을 10% 이상 유지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외형상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1조6241억 원으로 롯데캐피탈에 비해 2배 이상 많지만 총자산 대비로는 6.7% 수준이다.
은행계 캐피탈사는 현금성자산 보유비중이 더 낮은 편이다. 산은, 신한, KB는 총자산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이 1~4%에 불과하다. 유사시 금융지주 혹은 은행으로부터 지원받기 쉬운 은행계 캐피탈 특성상 현금성자산을 많이 보유하진 않는다. 기업계인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과 비교해 봐도 롯데캐피탈은 현금성자산 비중이 유난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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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고바야시 마사모토 대표의 현금중시 경영철학과 관련이 깊다. 롯데캐피탈 입사 전 일본 산와은행과 UFJ은행에서 재무부서를 거쳤던 고바야시 대표는 롯데그룹 한-일 양쪽에서 '재무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고바야시 대표가 롯데캐피탈 상무로 합류해 사장직에 올랐던 2003~2004년은 롯데캐피탈의 암흑기였다. 신용대출 중심의 영업을 해오다 2003년 카드대란의 후폭풍을 맞고 유동성위기를 겪었던 시절이다.
고바야시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부실자산 1259억 원을 소각했으며 잠재적인 부실채권도 30% 가량 정리해버렸다. 500억 원의 유상증자와 227억 원 무상감자, 이후 700억 원의 추가유증을 받으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리스크관리와 유동성 확보를 중점으로 경영 틀도 새로 짰다. 시장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더라고 최소 6개월은 외부지원 없이 정상영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토록 했다.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 발행 및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캐피탈사는 자본시장이 침체되면 돈줄이 막히는데다 신용대출 위주로 영업하는 롯데캐피탈의 경우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고바야시 대표의 현금중시 경영은 빛을 발했다. 롯데캐피탈은 유동성위기를 벗어나 꾸준히 성장을 거뒀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한 단계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롯데그룹이 내홍을 겪었던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871억 원을 기록, 전년(746억 원)대비 17% 증가했다. 고바야시 대표가 12년째 연임하면서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갖게 된 비결이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카드대란과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대내외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안전제일이 경영키워드로 정착됐다"며 "모두가 어려웠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영업이익 성장세가 멈추지 않았던 것은 현금중시 경영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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