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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보험부채 대폭 늘어난다 [LAT제도 변경 영향 분석]②최대변수는 '할인율' 변경폭..흥국·동양생명도 취약

윤 동 기자공개 2016-05-10 10:39:52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에 대비해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제도의 단계별 강화에 나선다. 그동안 고금리 상품을 판매해 사세를 키운 대부분 보험사는 많으면 수십 조 원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더벨은 LAT제도 변경이 국내 보험회사의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9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LAT제도를 개선하면서 보험부채 규모를 결정짓는 할인율의 산정방식을 변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 보험사의 보험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푸르덴셜생명보험은 보험부채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할인율을 상향조정했던 흥국생명보험과 동양생명보험도 보험부채가 대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금감원, 할인율 산정방식 변경 추진…할인율 1%포인트 이상 하락 관측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제도는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 금액을 추정하고 그 기준액 만큼 책임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책임준비금 기준액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향후 지급할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이 얼마인지를 기초로 결정된다.

이 기초에 보험 상품의 중도해지율과 손해율 등 변수를 가정한 뒤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하면 책임준비금 기준액이 확정된다. 이 흐름에서 할인율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할인율이 조정되면 회사의 모든 보험부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각 보험사는 과거 운용자산실적과 미래 전망을 반영해 스스로 3~5% 수준의 할인율을 설정해왔다. 그러나 금감원은 LAT제도 개선작업을 진행하면서 할인율을 시장 금리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기본 무위험이자율(20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유동성 프리미엄을 더해 할인율 기준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2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 중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새로운 할인율은 현재 할인율(3~5% 수준) 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략적인 계산이나 할인율이 1%포인트 줄어들게 되면 보험부채 규모가 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 전체의 보험부채가 수십조 원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生, 할인율 높아 리스크 심각…할인율 상향조정한 흥국·동양生도 문제

할인율 산정방식이 변경되면 장기 상품의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할인율이 높은 생보사일수록 제도 변경 후 할인율 낙폭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다른 생보사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더벨이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LAT 내용을 취합한 결과 20개 생보사가 할인율 세부 수치를 공개했다. 그 중 11개 생보사는 평균치를, 9개 생보사는 최저부터 최고값을 공개했다.

생명보험사 2015년 할인율 현황

평균치를 공개한 11개 생보사 중 4.45%를 기록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가장 할인율 수치가 높았다. 그러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지난해 RBC비율이 5139.67%로 매우 우량한 수준이라 할인율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건전성에 큰 위험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다음으로 할인율이 높은 곳은 동부생명(4.39%)과 푸르덴셜생명(4.24%)이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외국계 보험사 중 이례적으로 할인율이 높아 주목을 모았다. 최근 '헐값매각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알리안츠생명(3.5~4.9%)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PCA생명(3.53%)이나 라이나생명(1.3~3%) 등 대부분 외국계 보험사는 푸르덴셜생명이나 알리안츠생명과 달리 보수적으로 할인율을 설정했다.

앞선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등 지난해 할인율이 높았던 보험사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부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그동안 할인율을 낮춰놨던 생보사들은 그나마 타격을 줄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흥국 동양생명 할인율 및 운용자산이익률

또 최근 할인율을 상향조정한 흥국생명과 동양생명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흥국생명은 2013년에 3.8% 수준이었던 할인율을 지난해에는 4.2%로 0.4%포인트 상향조정했다. 동양생명도 2014년에 3.92%였던 할인율을 지난해 4.18%로 0.26%포인트 높였다.

같은 기간 할인율 산정의 기초가 된 자산운용이익률을 보면 흥국생명은 0.89%포인트, 동양생명은 0.63%포인트 하락했다. 흥국생명과 동양생명을 제외한 다른 생보사는 모두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면서 할인율도 하향 조정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과 동양생명은 그동안 할인율을 상향 조정해 보험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일정 부분 방지해왔다"며 "그러나 새로운 LAT제도가 도입되면 그동안 줄여왔던 보험부채가 일거에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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