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조준호 LG전자 사장, '인력 재배치' 재추진 이유는 4Q 연속 적자 MC사업부, 연간 인건비 부담 5200억… 조직 슬림화 불가피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12 08:20:15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1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 사진)이 인력 재배치를 통한 조직 개편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부가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기조가 고착화되고 있어 조직 슬림화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지난 9일 저녁 MC사업본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구성원들의 인력 재배치 추진 계획을 전달했다. 조 사장은 이메일을 통해 "LG전자나 계열사 내 성장 사업 분야에서 MC사업본부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을 고려해 인력 재배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준호 사장
조 사장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일했던 방식을 혁신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등 가볍고 빠른 사업 체질로 바꿔야 한다"며 인력 재배치 목적을 설명했다. 이어 사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조조정 우려를 의식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추진되는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인력 재배치는 사내 사업부와 계열사 사정에 따라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으로 직원 의사를 무시한 강제 배치나 인위적인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배치 방법이나 규모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선 MC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조 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인력 재배치 의사를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5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7월 말에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인력 재배치 계획을 밝히고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인력 재배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 결과 MC사업본부의 직원수는 지난해 말 7460명으로 줄어 연초에 비해 7.3% 감소했다. MC사업본부를 떠난 589명의 직원 중 상당수는 VC사업본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VC사업본부는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 전장사업을 맡고 있어 조직 규모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직원수는 3375명으로 연초에 비해 1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직원수 증가율이 41.7%에 달한다.

조 사장이 조직 개편 의사를 재차 밝힌 것은 지난해 단행한 MC사업본부 인력 재배치에도 불구하고 사업부 경쟁력과 실적 회복을 위해선 조직 슬림화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MC사업본부 인원의 15~20%를 재배치하는 계획을 세우고 조직 정비를 단행해 임직원 수를 7% 가량 줄였다.

clip20160511141700

하지만 MC사업본부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해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2022억 원으로 확대돼 회사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1196억 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전략 스마트폰 기종인 'G5'의 출시를 앞두고 대규모 마케팅비가 선집행된데다 교체 대기수요로 기존 모델의 판매가 감소한 결과라고 해도 손실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3월말 출시된 G5가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해 2분기부터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MC사업본부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일 기종의 흥행 성공만으로 시장 판도를 바꾸기엔 역부족인데다 갈수록 글로벌 스마트폰 시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내외부의 조언들을 종합 검토한 조 사장이 더 이상 조직 개편과 슬림화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MC사업본부는 LG전자 사업부문 중 조직규모가 가장 커 영업활동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7500여 명에게 지급되는 연간 인건비 규모만 52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당 1300억 원 이상의 고정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급여 외 지출되는 복리후생비나 인적경비 등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여기에 매 분기 1000억 원 가량 손익에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는 감가상각비를 더할 경우 MC사업본부가 부담해야 하는 분기별 고정비 규모는 2500억 원 수준까지 불어난다. 조 사장이 MC사업본부 실적 회복을 위해선 추가적인 조직 슬림화 조치가 불기피하다고 판단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clip20160511141745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