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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부자가 가진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할까 박삼구 부자 100% 출자회사 활용 가능할 듯

윤지혜 기자공개 2016-05-19 08:46:4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6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부자는 과연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일단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사장 부자가 보유한 우선매수권의 실체부터 보자. 박 회장 부자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은 우선제안권(Right of First Offer)이 아닌 우선거절권(Right of First Refusal)이다. 채권단은 우선 금호산업 매각 당시처럼 금호타이어를 경쟁입찰에 붙이고, 최고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이 가격을 박 회장 부자에게 먼저 제시하고 인수 여부를 묻게 된다. 박 회장 부자가 제시가격을 수용하고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최고 응찰가격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원매자를 제치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

관건은 박 회장 부자가 그만한 재정적 능력이 되는가에 있다. 박 회장 부자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은 금호산업 매각 입찰 당시와 달리 '제3자로의 양도'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따라서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호타이어 경영권 지분을 되찾으려면 박 회장 부자 개인이 그만한 자금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실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인수 대금에 대한 증빙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양도가 금지된다는 문구대로라면 사모투자펀드(PEF)를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도 어렵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직접 대출할 수 없고 에쿼티(Equity) 투자만 가능한데 사모펀드가 일부 지분 투자를 들어가려면 우선매수권자가 제3자 지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우선매수권은 제3자 지정 및 양도가 모두 불가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만큼은 박 회장 부자가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단 약정서를 살펴보면 꼭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사장 개인이 직접 행사하는 게 아니더라도 사실상 인수주체로 간주할 수 있는 경우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2010년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 간 맺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부여 약정서 제5조 1항에 따르면 "을(박삼구·박세창)의 권리는 갑(채권단)의 사전 서면 동의가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될 수 없다"고 명시됐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갑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을 경우' 우선매수 권한은 제3자에게 양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채권단의 사전 동의를 받는 경우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박삼구 회장 개인이 주체가 아니라 박 회장이 100% 출자해 만든 회사로 인수하는 경우는 허용 될 수도 있다. 편의상 박 회장 부자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SPC로 인수하면서 매도자 입장에서 박 회장 자신이 인수하는거나 마찬가지라고 간주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로든 단순 차입이 아닌 제3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박 회장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냐는 문제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최근 박 회장이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하자, 시장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시도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을 합병하면서 금호기업은 전보다 안정된 재무구조와 수익기반을 수반한 사업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됐을 뿐 아니라 내년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3300억 원 규모 금호산업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 여력을 갖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작년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 '제3자 지정 권한'을 활용해 금호기업이라는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인수자금 일부를 차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박 회장 부자가 금호타이어 인수 시 금호기업과 같은 구조를 활용하려면 개인의 자금조달로만 100% 출자해야 하는 측면에서 그 전과 차이가 있다. 아울러 금호기업을 금호타이어 인수하는데 또 다시 활용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전보다 공고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국내 투자자들도 상당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하지만 이번 딜의 흥행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매물에 대한 투자 결정과 동시에 박삼구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고용해 매각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면서 해외 시장도 태핑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해외에도 사업을 영유하고 있어 글로벌 차원의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 매각자 측은 상반기 중 매각 개시를 목표로 이르면 이달 중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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