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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850억 통상임금 소송 '패' 금융권 최대규모 임금 소송...항소해도 승소 가능성 낮을 것으로 관측

윤동희 기자공개 2016-05-27 08:19:34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6일 1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850억 규모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했다. 1심 결과라 최종결론까지는 기다려봐야 하지만 법원이 원고 대부분의 주장을 인정한 만큼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6일 기업은행을 상대로 1만 2000명의 근로자에 미지급 법정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무늬만 상여금인 급여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이를 근거자에 지급해야 한다는 일명 '통상임금' 소송이다. 규모는 780억 원이다. 이자까지 계산하면 850억 원 가량이 된다. 이 내용은 가집행이 가능해 기업은행에 당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간 법원은 통상임금 여부를 판단할 때 상여금의 정기성·일률성·고정성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업은행에 앞서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유사한 소송을 진행했지만 법원이 이런 속성을 인정하지 않아 근로자가 승소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기업은행 사례에서는 정기성·일률성·고정성 모두 인정을 받았다는 게 눈여겨봐야 할 사안이다. 기업은행은 정기상여금을 특정 월의 첫 영업개시일(1일)에 지급해왔다. 규모는 연 600%로 일정했고 모든 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지급됐기 때문에 정기성과 일률성이 쉽게 인정됐다.

또 기업은행이 1일에 상여금을 지급하는 사실이 '고정성' 인정에 큰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한 직원이 5월 13일에 퇴직했다 하더라도 5월 1일에 당월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미리 지급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고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만약 상여금이 13일의 근무일수만 계산돼 지급됐다면 고성성을 인정받지 못했겠지만 기업은행의 경우 1일에 미리 지급돼 사실상 통상임금의 성격을 띈다는 얘기다. 법원은 이러한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정기상여금과 각종 수당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원고측 대리인 김상현 변호사는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통상임금 소송이 있었지만 이중에서는 (이번 승소가) 처음 있는 사례"라며 "제일 주된 주장부터 작은 급여부분까지 고정성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판례는 은행별 취업 규칙에 따라 통상임금 인정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대법원 판례 탓에 일반적으로 상여금은 통상임금 인정을 못 받는 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개별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업계는 기업은행이 항소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승소가 아닌 개별 사례에 비춰 정기상여금과 수당 모두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 있다고 인정한 사례라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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