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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호텔, '코랄리스' 재무·실적 미스매칭 왜? [흔들리는 롯데]베트남사업 주체 '룩셈부르크 법인' 수년간 다른 정보 공개

김장환 기자공개 2016-06-27 08:04:1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4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계열인 코랄리스(Coralis S.A) 법인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사들이 해당 회사의 재무와 실적 수치를 장부상 각기 다르게 계상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코랄리스 법인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목을 끌기 시작한 조세피난처 소재 계열사다.

24일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지난해 말 기준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해외 종속회사로 분류한 코랄리스 법인의 주요 재무지표를 각기 다르게 장부에 기재했다. 이들 계열은 코랄리스 법인 지분을 각각 45%씩 동등하게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10%를 갖고 있는 롯데자산개발은 이를 '투자금융자산'으로 분류하면서 재무 정보 역시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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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기준 코랄리스 법인이 자산 4380억 원, 부채 4459억 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고 회계장부에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80억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약 571억 원)을 기록한 탓으로 분석된다. 코랄리스 법인의 자본잠식은 2009년 설립 후 처음이다.

정작 동등하게 지분 45%를 갖고 있는 호텔롯데는 감사보고서에 코랄리스 법인의 재무 정보를 롯데쇼핑과 전혀 다르게 공시했다. 같은 기간 호텔롯데가 공개한 코랄리스 법인의 재무지표는 자산 4386억 원, 부채는 4093억 원으로 자본총계가 294억 원이다. 롯데쇼핑이 재무구조가 '심각하다'고 밝힌 회사를 호텔롯데는 '정상 수준'이라고 알린 셈이다.

그런데 양측의 회계장부상 코랄리스 재무 정보의 '미스매칭'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2012년부터 꾸준히 다른 숫자들을 지속해서 공개한 것으로 확인된다. 코랄리스 법인의 자산과 부채, 순자산 등 규모를 놓고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감사보고서에 밝힌 수치가 지속적으로 어긋났다.

이는 재무지표뿐 아니라 실적도 마찬가지였다. 호텔롯데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랄리스 법인은 2015년 매출 257억 원, 순손실 533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코랄리스 법인이 이 기간 매출 256억 원, 순손실 551억 원을 냈다고 장부에 기재했다. 이 역시 2013년부터 미스매칭이 확연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회계기준원에 따르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규정에 맞춰 지배회사는 경영권을 갖고 있는 종속회사의 자산총액이 본인의 10% 이상 혹은 500억 원 이상일 때, 또 지배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될 때 각종 지표를 공시하게 돼 있다. 코랄리스 법인은 자산총액 대비 10% 규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가지 사안에 모두 포함되는 경우다.

국내 법인들은 모두 K-IFRS란 동등한 회계준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공개한 코랄리스 법인의 정보가 달라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서로 수치가 다를 때는 단순 실수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경우 과도하게 오랜 기간 동일한 행보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양측의 화폐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미스매칭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코랄리스 법인에는 자회사 코랄리스베트남 실적이 포함돼 있는데 롯데쇼핑은 이들 법인 실적을 베트남 화폐단위인 '동'으로 전환한 후 한화 '원'으로 바꿔 계산한다"며 "호텔롯데는 이와 달리 '달러'로 인식한 후 이를 다시 '원'으로 환산하면서 발생한 차이"라고 밝혔다.

코랄리스 법인은 롯데그룹에 대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두고 검찰 수사가 벌어지면서 큰 이목을 끌고 있는 회사다. 베트남에 국한된 사업을 벌이는 곳임에도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룩셈부르크에 등록돼 있는 법인이란 점 때문이다.

코랄리스 법인은 2009년 10월 롯데그룹이 697억 원을 들여 사들일 때부터 이목을 끌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남 선용 씨가 설립한 회사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롯데그룹은 베트남 현지 개발 사업권을 갖고 있던 코랄리스 법인을 인수한 후 4600억 원대 자금을 들여 2014년 '롯데센터 하노이'를 마침내 완공했다. 코랄리스 법인은 그러나 이후로도 대규모 적자만 기록하며 부실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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