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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제비스코, '역대 최대' 현금 쌓아둔 이유는 3개월새 현금 43%↑ '1365억'…대규모 설비투자 대비

박창현 기자공개 2016-07-21 06:29: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5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비표'로 유명한 페인트·도료 제조업체 강남제비스코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내부 현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투자 계획 실행을 앞두고 자체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4위 폐인트업체 강남제비스코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총 1365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강남제비스코의 현금성 자산은 948억 원 수준이었다. 불과 3개월 만에 현금이 43.9% 늘어난 셈이다.

강남제비스코

강남제비스코는 현금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에 예치해뒀던 자금을 대거 현금화했다. 실제 작년말과 비교해 금융기관 예치금은 590억 원에서 172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 자금이 모두 현금화되면서 현금성 자산은 948억 원에서 1365억 원으로 늘었다.

보유 현금이 1000억 원 넘게 쌓인 것은 1952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역대 가장 많은 현금을 내부에 확보해 두고 있다는 평가다.

강남제비스코의 현금 확보는 대규모 투자 지출을 대비하기 위한 재무적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강남그룹은 2012년 급작스럽게 지배구조가 바뀌면서 그동안 투자 활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당시 그룹을 이끌던 황성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3세 승계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후 장남 황익준 사장과 차남 황중호 전무가 지분을 상속받았고, 강남제비스코 주요 요직도 꿰찼다.

지배구조 안정화에 힘을 쏟은 탓에 그동안 신규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었다. 사실상 명목상의 투자만 이뤄졌다. 실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강남제비스코의 연간 신규 투자액은 평균 61억 원에 불과했다. 전체 자산 총액의 1~2%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경쟁 업체의 절반인 2%대에 그쳤다.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강남제비스코 매출액은 2013년 3828억 원, 2014년 3775억 원, 2015년 3353억 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10% 벽이 무너졌다.

하지만 황익준 사장과 황중호 전무를 중심으로 3세 체제가 확고히 구축되자 보수적 경영 전략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평택 포승공단에 공장을 신설하고 기존 안양공장을 이전하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국내 공장 신축과 설비 투자에 투입되는 자금만 1000억 원에 달한다. 또 베트남 빈증성 미푹 공단에 2만 3876㎡(약 7000평) 규모의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가 해외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건 2011년 이후 5년만이다.

강남제비스코는 국내외 공장 증설을 포함해 신규 설비 투자를 위해 향후 5년 간 총 1033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기자본의 20%가 넘는 규모다. 대형 투자 집행에 나서야하는 만큼 강남제비스코도 자체 투자금 확보를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과거 신규 투자가 뜸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신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것 역시 이 같은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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