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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드' 몸값 'UP'...제작사 지분 참여 등 롱런체제 구축 [드라마투자시장 뜯어보기②]콘텐츠 수입국 일본→중국으로 바톤 터치...해외 선판매 100억 매출 눈앞

김나영 기자공개 2016-08-01 06:29: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7일 11: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잘 만든 국내 드라마의 해외 세일즈 금액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각국 수출 계약을 쪼개서 맺으면 선판매로만 100억 원대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한국드라마가 영화 등 다른 문화콘텐츠에 비해 해외 수출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현주소를 여실히 반영한다."

한국드라마, 일명 '한드'는 다른 문화콘텐츠에 비해 유독 해외 수출시장에서 몸값이 높다. 소위 잘 팔린다는 작품은 선판매 계약이 당연해지면서 해외 플랫폼들의 경쟁을 붙이기도 한다. 작품당 제작비 100억 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해외 세일즈 100억 원 시대를 연 '한드'의 비밀은 무엇일까.

◇ '미드'에 소외된 시절 딛고 선판매로 '승승장구'

십여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조차 미국드라마, 일명 '미드' 열풍으로 한국드라마가 소외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영화관에 가도 외국영화를 보는 것이 당연해 한국영화는 스크린쿼터 제도라는 울타리에 의해 보호받기까지 했다. 지금 한국드라마와 한국영화의 위상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으로까지 표현되는 때다.

내수 시장이 확대되면서 웬만한 대작으로 분류되는 영화와 드라마는 이미 제작비 100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감독, 드라마에서는 작가가 핵심 창작자로서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자금과 투자시장의 자본이 몰리면서 판을 키우며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의 경우 이미 오래전에 제작비가 세 자릿수를 넘어섰지만 수출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드라마의 경우 본격적으로 제작비 세 자릿수를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해외 선판매로 비용을 모두 거둬들이고 있다.

일례로 곧 수출 계약을 앞둔 한 기대작은 회당 45만 달러(약 5억 1000만 원) 선으로 딜이 클로징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현실화된다면 20부작 기준 선판매로만 100억 원을 넘기는 첫 사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 지분투자·현지합작으로 다각화...장기적 파트너십 가능

전에는 일본이 한국드라마를 수입하던 주요 고객국가였다면 현재는 중국이 큰손으로 나섰다. 중국의 경우 단순 작품 수입뿐 아니라 제작사 지분투자 및 현지합작으로 관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향후 가격변동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기반으로 자리하는데다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생각한다면 훨씬 고무적인 일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정치적으로도 민감하게 연결돼 있어 여기에 대한 변화는 콘텐츠 수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한국드라마의 일본 수출가격이 2012년 정점을 찍고 떨어졌던 것과 같이 급속한 가격변동은 직격탄으로 돌아온다. 당시 이슈는 독도의 소유권 문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으로까지 연결됐다.

이후 한국드라마의 일본 수출가격은 반덤핑에 가까운 수준까지 내려갔다. 단순 수입만 했던 일본의 입장에서는 콘텐츠 유통을 단절하다시피 하는 데 거리낄만한 점이 없었다. 이에 비해 지금의 중국은 콘텐츠 수입을 넘어서 제작사 지분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자국에서의 회사 주가와 직결된 탓이 크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유명 한국드라마 제작사 지분을 확보하거나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에 매우 민감하다. 홍콩항셍지수(HSI)나 중국상해지수의 관련 미디어주가 하루 만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우도 종종 포착된다.

◇ 정치적 관계 변수 작용...최소 스코어 유지 중요

때문에 중국으로의 한국드라마 수출은 과거 일본에 비해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정치적 관계에서 사드 배치와 같은 이슈가 불거지더라도 이미 지분 관계로 엮여 있는 이상 콘텐츠에 대한 단절이 바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예 현지 합작사를 설립한 경우에는 관련 변수를 더욱 줄일 수 있어 선호된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시각도 일부 있다. 중국에 좋은 조건으로 판매되는 작품 중 조금이라도 실망스러운 스코어가 나오면 단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의견이다.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최소 3분의 1에서 보통 2분의 1만 스코어가 나와줘도 현재 중국에서 한국드라마를 선호하는 이미지는 유지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주요 드라마제작사 관계자는 "한류 열풍을 선도하던 과거 일본과 현재 큰손으로 나선 중국으로의 콘텐츠 수출은 이미 구조를 달리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아예 제작단계부터 참여하거나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인수하는 등 단순 수입이 아닌 투자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어 정치 이슈로 열기가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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