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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투자, 제작비 올라도 이익 '정체기' [공연투자시장 뜯어보기①] 종합예술이지만 시공간·관객수 한정으로 수익 '뻔해'

김나영 기자공개 2016-08-04 07:51: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뮤지컬은 음악과 노래와 무용이 결합된 현대 공연예술의 꽃이다. 매회 라이브로 진행되는 만큼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산업이 영화나 드라마의 약진과는 달리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산업적인 측면은 오히려 발달했고 규모도 커졌다. 전보다 많은 관객들이 더 비싼 돈을 들여 공연을 보러 온다. 문제는 투자시장에서의 관점이다. 예전에 비해 뮤지컬 자체는 더 화려해졌지만 수익은 볼품없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영향력 '막중'…출연료 지급도 최우선

국내 뮤지컬 스타파워의 핵심은 오로지 배우다. 사실상 배우 캐스팅에 따라 흥행 여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돌 가수들이 뮤지컬 시장에 진입하면서 이 같은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

뮤지컬 제작비의 절반 이상은 유명 배우를 확보하는 데 쓰인다. 영화에서는 감독, 드라마에서는 작가에게 돌아가는 몫이 뮤지컬의 경우 배우에게만 올인되는 셈이다. 연출과 대본의 영향력은 그만큼 줄어든다고도 볼 수 있다.

관객과 같은 시공간에서 노래와 연기를 함께 하는 플레이어의 비중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막중하다. 극의 흥망을 좌우하는 키워드이기에 자금이 집중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출연료 지급 시기도 다른 비용에 비해 최우선으로 고려된다.

◇ 티켓회사·전용극장이 '갑'으로 자리잡아

뮤지컬투자시장은 크게 제작사, 극장, 그리고 일부 투자사로 나뉜다. 콘텐츠는 극장에서 자체기획을 하거나 제작사가 만들어 대관을 신청한다. 여기에서 자금을 대는 쪽은 투자사보다는 인터파크와 같은 티켓 판매사나 공연을 올리는 극장이다.

티켓 판매사는 해당 뮤지컬의 예상 관객수를 계산해 투자금으로 선지급한다. 이후 막이 오르기 1개월 전부터 실제 티켓을 판매하고 대금을 직접 회수한다. 극장의 경우 대관료를 투자분으로 돌리는 식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이미 인터파크와 같은 대형 티켓 판매사는 인터파크씨어터 같은 자회사를 통해 극장 운영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상영이 가능한 극장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뮤지컬 투자시장의 갑은 티켓 판매사와 극장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제작비 올라가도 손익 '정체기'

대부분의 뮤지컬 제작사는 대형사라 할지라도 자금난에 시달린다. 그렇다고 콘텐츠 특성상 외부투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작사들은 극장과 함께 극을 기획하는 형태가 많아진다. 점점 갑의 영역은 확대되고 전문 투자는 줄어들게 된다.

전문 투자사들의 투자가 줄어든 이유에는 수익률 감소도 한 몫했다. 다른 콘텐츠와 같이 뮤지컬 제작비도 어느덧 100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제작비가 올라가도 이익이 비례해서 확대되지 않는다. 여기에 투자대상으로서의 뮤지컬의 한계가 드러난다.

일단 뮤지컬 전용극장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충무아트홀 등 국가가 운영하는 곳과 블루스퀘어, LG아트센터, 샤롯데씨어터, 코엑스아티움, 디큐브아트센터 등 민영극장을 모두 합해도 10여 개뿐이다. 그런 만큼 어렵게 기획해도 공연장에 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할 수 있다.

◇ 매출 핵심 변수 '관객수·공연기간' 조정 불가..수익률 '한계'

뮤지컬은 라이브로 극을 진행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한다. 3개월 공연에 소요되는 제작비가 80억 원이라면 6개월은 거의 2배인 140억~150억 원으로 비용이 줄어들 기미가 없다. 제작 당시 모든 비용이 한번에 들어가고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디지털로 계속 틀 수 있는 영화와 매우 다르다.

대작이라 연일 매진된다 하더라도 매출은 결국 관객수 곱하기 공연기간이다. 제 아무리 대극장이라 할지라도 1회에 1000여 명 이상을 수용하지 못한다. 공연기간도 국내는 극장이 정해져 있어 길어야 3~6개월을 넘기기가 어렵다. 한정된 재원으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맛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최근 관객들의 눈 높이가 날로 높아지면서 해외 뮤지컬을 의식한 무대장치 등 제작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시공간의 제약이 뚜렷한 만큼 비용에 대비한 수익률이 나올 수가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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