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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PE 투자영역의 긴장감 [thebell note]

김나영 기자공개 2016-08-09 08:04: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5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약 당신이 투자한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반년 만에 2~3배로 뛴다면 어떠할까. '역시 나의 눈이 틀리지 않았어' 혹은 '좀 더 많이 샀어야 했는데', '지금 바로 팔고 털어야 하나' 등으로 복잡미묘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심심찮게 포착되는 광경이다. 배경에는 국내 사모투자회사(PE)의 후속투자가 자리한다. 기업가치 산정에서도 벤처캐피탈보다 후한 터라 투자유치기업과 기존 투자자들은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그간 외국계 PE가 국내 벤처캐피탈의 투자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경우는 종종 포착돼 왔다. 골드만삭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바일 앱 배달의민족, 직방 등에 투자한 것이 가까운 예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이던 기업가치는 불과 몇 개월 만에 수천 억 원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이제는 국내 토종 PE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공격적인 후속투자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IMM PE의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 투자와 JKL파트너스의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시점의 간격도 더 좁아졌다는 평가다. 벤처캐피탈들이 투자한 지 7~9개월 만에 PE들이 바짝 따라붙고 있다.

해당 기업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들은 이미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몇몇 벤처캐피탈들은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PE가 들어올 만한 곳을 따로 추려보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VC와 PE 영역 오버랩의 전초전인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가뜩이나 밸류가 높아져 먹거리가 마땅찮은 시장에 나타난 헤비급 선수를 경계하는 눈치다.

사실 VC나 PE 모두 사모투자 영역에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 투자의 본고장에서는 이미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진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오버랩이 시작됐고 최근에 와서야 외국계 PE가 아닌 국내 토종 PE가 움직임을 이어받았을 뿐이다. 국내 PE 규모가 외국계 PE에 비해 작아 VC로 나서도 손색없어 경쟁을 더 껄끄러워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존 VC의 투자처에 PE들이 계속 후속으로 붙을지, 혹은 같은 먹거리를 두고 치고받을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흐름을 캐치하고 각 투자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다. 이미 발빠른 VC와 PE들은 변화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사업전략을 재점검하기에 바쁘다. 후속투자에서 촉발된 VC와 PE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이 투자업계의 선순환 요인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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