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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전기료 폭탄의 딜레마 [thebell note]

이상균 기자공개 2016-09-19 08:08:41

이 기사는 2016년 09월 13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미세먼지다. 중국발 스모그가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됐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와 관련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오히려 석탄화력발전소를 원흉으로 지목하는 분위기였다. 정부는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하겠다고 결정했다.

여름 들어서는 8월 내내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기료 누진세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가정용 전기에만 엄격한 누진세를 적용하는 편향된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기료 폭탄이 우려스러워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켜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완화된 누진제도를 들고 나왔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이들 두 가지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내 전력발전 시장의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우선 국내 전력시장은 원자력과 석탄 중심으로 전력 생산을 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에는 LNG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신재생에너지로 기대를 받는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이 같은 체계가 자리 잡은 것은 가격 때문이다. 2015년 기준 발전단가는 원자력 62.69원/kWh, 유연탄 70.99원/kWh, LNG 126.34원/kWh 순이다.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단가는 원자력에 비해 3배 이상 높아 정부보조가 없이는 전력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다.

국내에 미세먼지가 많은 원인 중 하나는 전력시장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최근 착공을 준비 중인 석탄화력발전은 친환경으로 건설돼 미세먼지 발생량이 현저하게 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래도 다른 에너지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미세먼지 논란이 거세지면서 신규 석탄화력발전 설립지역의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무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올해처럼 극심한 미세먼지로 창문도 열지 못하고 외부활동도 여의치 않았던 현실을 되돌아보면 석탄화력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솔깃해지기도 한다.

문제는 간단치 않다.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면 그만큼 나머지 에너지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석탄화력보다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자력을 대안으로 지목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고 있다. 당장 미세먼지 논란에 자유로울 수 있지만 원자력은 석탄화력보다 환경오염 위험이 더 큰 에너지다.

결국 LNG와 함께 풍력과 태양광 비중을 늘려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국민들이 현재보다 최소 3배 이상 비싼 요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과연 가능할까. 아직 전기료 청구서가 날아오지는 않았지만 올 여름 전기료는 지난해에 비해 훨씬 많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 요금으로도 나라가 들썩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가격이 싸면서 미세먼지가 나오지 않는 궁극의 친환경적인 에너지는 없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가격 싼 전기료에 만족하는 대신, 환경오염을 받아들이던가. 아니면 전기료를 비싸게 지불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던가. 석탄화력발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고. 당신에게 이전보다 3배 이상 비싼 전기료를 책정해도 받아들이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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