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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다른 '롯데', 신동빈 회장 대체재 없다 검찰 소환에 경영공백 우려···"심려 끼쳐 죄송…성실히 조사받겠다"

장지현 기자공개 2016-09-20 10:08:09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0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그룹 내에선 경영공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3년 동안 총수 부재를 겪었던 CJ그룹과 비교했을 때 그 여파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줄 리더가 현재로선 없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20일 오전 9시 19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이다.

그는 "롯데건설 300억 원 비자금 조성 지시에 대해 몰랐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자세히 말씀 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총수일가 탈세나 횡령 등을 지시하거나 개입한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굳은 표정의 신동빈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하며 청사 안으로 빠르게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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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9시 19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 따르면 검찰은 신동빈 회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불구속 기소된다 하더라도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경영공백은 한동안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CJ그룹과 비교했을 때도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부재는 차원이 다른 파장을 낳을 것이란 예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신 회장의 공백을 채워줄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먼저 신 회장은 위기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혈육이 없다.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0년간 400억 원 이상 한국 계열사로부터 급여를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척을 진 상태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후견인(법률대리인)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정을 받았다.

한국에서 함께 경영일선에서 일해온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롯데백화점 입점 청탁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현재 구속 수감된 상황이다.

직계 자녀들은 나이가 아직 어린데다 롯데그룹 내에선 경영 수업을 받은 적이 없다. 신 총괄회장의 형제들 또한 각자 롯데그룹 외에서 사업을 꾸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신 회장이 손을 내밀기 어렵다. 전문경영인들에게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故 이인원 부회장은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황각규·소진세·노병용 사장 등 핵심 측근들도 수사 대상에 올라있거나 구속된 상태다.

이재현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CJ그룹의 경우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김철하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덕에 그나마 경영 공백의 여파를 최소화 했다. 이 회장은 2013년 6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고 7월 구속기소됐고 올해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CJ그룹 안팎에선 투자 계획 등에는 차질을 빚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사면 이후 승계 작업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보포털(오프니)에 따르면 CJ그룹의 연매출이 20조 원인데 반해 롯데그룹은 68조 원 수준으로 3배 이상 크기 때문에 총수 공백은 더 큰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이재현 회장은 지주사인 ㈜CJ 지분을 42.1% 확보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경우 롯데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4%를 갖고 있다. 신 회장은 지분이 아니라 한일 종업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종업원지주회(27.8%), 일본 임원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린서비스·미도리상사 등 관계사(20.1%)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재계안팎에서 신동빈 회장이 사법 처리될 경우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일본 경영진들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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