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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신탁, 대량 미배정 악몽 재현되나 부동산 업황 불안감 등으로 투자자 대거 외면…발행액 두 배로 확대 '부담'

김시목 기자공개 2016-09-22 16:36:39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0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신탁이 6개월 만에 재차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년간의 안정적 영업실적과 자산건전성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신탁업계 수위의 시장 지위는 최대 강점이자 경쟁력. 최근 도시정비사업, 뉴스테이 등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규 수익원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연초 대량 미매각을 냈던 것처럼 자체 펀더멘털보다 부동산 업황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불신이 깊고 낮은 관심도가 수요예측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점은 악재다. 고수익 고위험 차입형 개발신탁의 비중이 높아 우발채무 리스크가 항상 따라붙는 점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 발행액 늘려 재차 회사채…업계 수위 사업경쟁력

한국토지신탁은 이달 29일 1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단독 주관사로 선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 단일물로 구성하고 희망 금리밴드는 개별 민평금리에 0~30bp를 가산해 제시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22일 진행한다.

한국토지신탁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연초 회사채 발행 때와 유사한 공모구조를 들고 나왔다. 당시에도 트랜치를 3년물, 금리밴드 상단을 30bp까지 열었다. 다만 발행 규모는 앞선 조달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000억 원으로 정해 발행사와 주관사의 부담은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업계 수위의 입지가 말해주듯 안정적 영업실적과 재무구조를 보유했다. 지난 수년간 수익성 및 자본완충력이 개선 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차입형 토지신탁을 중심으로 신규수주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 역시 플러스 요인.

실제 과거 부실화된 사업장의 지속적인 정리로 대손비용 부담이 경감, 전반적인 이익 규모 및 수익성 지표가 꾸준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규모 확대와 내부 유보로 자본완충력 역시 제고되면서 올해 6월 말 기준 레버리지배율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각각 1.3배, 921%.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은 진행기간에 걸쳐 수익을 인식하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금성자산 규모와 양호한 부채비율, 미사용 여신한도 등 유동성 대응능력 및 재무융통성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 연초 대량 미배정 악몽...우발채무 리스크 여전

하지만 정량적인 수치보다 부동산 경기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보수적 시각 등 정성적인 부분에서 불안 요인은 큰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신탁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역시 높지 않아 수요 확보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업계 수위의 시장 지위와 영업실적이 사실상 무색한 것.

실제 한국토지신탁은 연초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다. 최초 공모액은 500억 원 가량으로 많지 않았지만 투자자를 모으지 못했다. 당시 총 420억 원 규모의 미배정을 기록한 가운데 유효 수요(80억 원) 모두 희망 금리밴드 상단(30bp)에 몰렸다.

특히 성장세와는 별개로 소송이나 매입확약 관련 우발채무가 지속되는 점은 감점 요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 96건의 소송(소송가액 952억 원)에 피소돼 있다. 일부 소송은 고유계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매입확약 역시 5건(2381억 원)의 우발채무가 존재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시각은 자체 영업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손실 가능성 탓에 매우 보수적인 편"이라며 "이번 발행 역시 수요예측에서 유효 투자자를 확보하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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