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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글, 공모가 반값 책정에도 주가 침체일로 매도물량 누적…기관 "다음 성장 스토리 없다" 지적도

신민규 기자공개 2016-09-26 10:29: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2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이글이 공모가를 밴드 하단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도 상장 후 주가가 침체일로를 겪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하긴 했지만 향후 사업을 키워나갈만한 뾰족한 성장 스토리가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받고 있다. 공모가 책정 방식의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자이글은 22일 코스닥에서 주당 1만300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상장 당시 시초가 1만3600원을 형성한 이후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주당 998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매도 물량이 쌓여 있다는 점에서 주가 회복을 단기에 기대하기도 어려운 모습이다.

이같은 주가 흐름은 단순히 공모가를 하회한다는 의미를 넘어서고 있다. 공모청약 당시 이미 확정 공모가를 크게 낮춰 놓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가격이 더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자이글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희망 공모가 밴드를 2만~2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을 2800억~3220억 원으로 내다본 것이다. 실적 성장세가 높은 편이라 3000억 원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 결과는 싸늘했다. 단순 기관 경쟁률은 18.94대 1에 그쳤다. 기관 대부분이 밴드 하단을 크게 밑도는 가격을 적어냈다.

이후 자이글은 공모가를 밴드 하단의 절반 수준까지 낮춘 1만1000원으로 책정했다. 시가총액을 1400억 원대 안팎으로 낮춘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같은 공모가 책정 방식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밴드 설정 자체의 의미가 없어졌을 뿐더러 발행사 역시 사업 성장성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2008년 설립된 자이글은 원적외선조리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상부에 열원을 탑재했고 하부 팬에 복사열을 가해 음식을 조리하는 기기다. 매출의 90%가 홈쇼핑 채널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매출 역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267억 원에 불과했던 자이글의 매출액은 2014년 647억 원, 지난해 1019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7억 원에서 135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를 뒷받침할 향후 성장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점이다. 자이글이 영위하는 주방용 가전 기기 제조 및 판매업은 전형적인 내구소비재로 구분된다. 주력제품인 적외선 가열 조리기에 매출이 집중되어 있어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품 다변화의 일환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동종업종인 한경희생활과학의 사례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2011년께 상장을 결심했지만 이후 실적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서 상장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역시 2009년 매출 1000억 원 안팎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외형 확대를 위해 추진한 신규사업들이 안착하지 못한 점이 컸다.

IB 관계자는 "공모가를 밴드 하단 가격의 50%나 깎은 사례는 찾기 힘들다"면서 "한경희생활과학에 비추어 볼 때 이번이 아니면 상장하기 힘들다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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