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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활성화 방안 탁상공론, 현실적 대안 찾아야" [크레딧 애널의 수다]④시장은 이미 연말 분위기…유효신용등급제도에 의문 제기

김진희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6-10-28 15:00:00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 10월이지만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회사채 시장의 혹한기라 할 연말 효과를 체감하고 있었다. 매년 말 나타나는 채권 스프레드 확대 현상이 올해는 유독 이르게 찾아왔다는 것. 연내 대규모 조달을 예고했던 기업들이 미국발 금리 인상을 우려하며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거나 반대로 선제적 조달에 나서는 것도 연말 분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사회 : 채권시장 연말효과가 왜 올해 유독 빠르게 나타났을까?

B : 아무래도 학습효과다. 지난해에도 연말에 스프레드가 벌어졌으니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시장 참여자들이 하고 있다. 바이사이드에서는 일단 팔고 스프레드가 충분히 벌어지면 사자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언제살까 매수 시점을 재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카드채 매수 수요가 많다.

A : 9월말 들어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있는데 분기말을 맞아 기업들의 단기자금 수요 영향도 있다. 특히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일괄신고제 적용대상이다. 언제든 원하면 수시로 채권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에 비해 발행이 잦다. 자주 발행하다 보니 시장상황이 바로 금리에 반영되고 가격이 빠르게 조정된다.

C : 금리 차익에 민감한 자산운용사에서는 시장 변화가 크게 느껴지겠지만, 발행시장 활성화는 멀었다는 느낌이다.

B : 회사채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수요를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한데 최근에 나온 회사채 활성방안들은 탁상공론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A : 6월 발표된 활성화 방안에는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한 안도 나왔다. 참신하지만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B : 일단 하이일드 회사채를 포함한 공모회사채 시장 확대와 메자닌 펀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C : 최근에 메자닌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수요 대비 물량은 적다. 전환사채(CB)는 보통 소규모 사모로 발행한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이 많아져야 메자닌 시장이 커질 수 있는데 지분율이 낮은 대주주가 사모 분리형 BW 발행을 지분율 높이기에 악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이유로 막아놨다.
(※분리형 BW 발행은 경영권 편법 승계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이유로 2013년 금지됐다가 지난해 공모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분리형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으로 나눠 팔 수 있다. 투자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주는 대신 시중금리보다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자본확충 방안으로 활용된다.)

D : 사모 CB와 BW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투기등급이라는 점도 시장 자체를 쪼그라들게 하는 요인이다.

A : 하이일드는 정책적으로 담으라고 유도하는 혜택이 있으니까 하이일드 채권의 범위를 'A-'까지 확대하면 하이일드 시장 사이즈가 커질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B : 등급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유효신용등급 제도도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신용평가사의 상이한 평정이 잇따라 나오게 되면 며칠 차이로 등급이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차피 원래 등급으로 돌아오는데 유통시장에서는 중간에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이 그랬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장기 유효신용등급은 'AA-'였다가 지난 6월 17일 한국신용평가의 'A+'평정에 따라 한 노치(notch)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각각 20일, 29일에 'AA-' 평정결과를 내놓아서 12일 만에 다시 유효신용등급 'AA-'로 복귀해 이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A : 문제는 채권평가사들이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는 기업 채권은 등급이 떨어지기 전에도 미리 금리에 부정적 전망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등급이 떨어지면 등급민평만큼 또 반영한다. 반면, 등급이 올라갔을 때는 변동이 크지 않다. 가격 산정이 비대칭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자연히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는 채권에는 투심이 확 식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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