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산업은행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입찰 참여 불가능" '구사주 입찰참여 제한' 원칙 더해 다른 투자자들 반대 고려해야

정용환 기자공개 2016-11-09 10:33:4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8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입찰 참여 제한 방침을 확고히 했다. '출자전환회사 관리 및 매각 준칙'에 따라 구사주의 입찰 참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삼구 회장이 다른 원매자와 손을 잡고 금호타이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경우 매각전의 흥행을 장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박 회장의 입찰 참여 금지를 확고히하게 한 이유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 형태 또는 어피니티와 손을 잡되 재무적투자자(FI)로만 참여하는 형식 등으로 금호타이어 공동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추후 거래 전개 과정이 주목된다. 자칫 채권단과 구사주(박 회장)간 입찰 참여 가능 여부를 두고 추후 힘겨루기가 나타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인수합병(M&A) 거래가 공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소식통에 의하면 박 회장이 어피니티와 손을 잡고 간접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박 회장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출자전환회사 관리 및 매각 준칙에 배치되는 행동 아니냐"는 질문에 "거두절미하고 말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본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이야 매각이익 극대화가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입찰에) 들어왔을 때 다른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걸 물어보고 다른 투자자들이 다 오케이 하면 안받을 이유는 없지만 이미 매각이 시작됐는데 (박삼구 회장이) 중간에 들어오는 건 다른 투자자들이 100% 싫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삼구 회장은 그간 금호타이어 매입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최근에는 단독 인수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어피니티와 함께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어피니티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어피니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어피니티와 박 회장이 이미 합의를 봤고 어피니티가 주도적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되 박 회장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함께 인수하는 그림을 서로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 사정에 정통한 이 관계자는 "만일의 경우 박 회장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어피니티는 단독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설 계획도 가지고 있으나 현재 경쟁 구도로 볼 때 자금력이 있는 어피니티가 거의 99%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모두가 전망하고 있어 어피니티 단독 인수보다는 박 회장과 공동 인수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이러한 물밑 계획은 채권단이 박 회장의 입찰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지만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회사 관리 및 매각 준칙 제 12조'에는 '부실책임이 있는 구사주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박삼구 회장은 같은 규정(준칙 12조)에서 '부실책임의 정도 및 사재출연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사후평가를 통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혜택을 줌에 따라 우선매수권청구권을 부여받고 보유 중이나 이 권리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다르다.

우선매수청구권이란 경쟁 입찰이 성립돼 특정 기업이 최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경우 박 회장이 특정 기업이 제시한 가격으로 우선해서 당해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반면 입찰 참여 권리는 말 그대로 M&A에서 다른 경쟁자들과 함께 입찰에 참여해 당해 기업을 인수해 오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권리다. 우선매수청구권을 쥔 구사주는 입찰에 참여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당한다는 게 다수의 채권단 관계자들의 해석이고, 이 해석을 할 필요도 없이 '출자전환회사 관리 및 매각 준칙 제12조'에 따라 입찰에도 원칙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산은 같은 관계자도 "설사 박삼구 회장이 입찰에 들어오는 걸 다른 투자자들이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박삼구 회장이) 입찰을 먼저 받고나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이런 방침은 아직까지 채권단 전체가 아닌 산은의 방침이다. 일부 채권단은 다른 해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산은은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이면서 최대주주인 우리은행과 근소하게 금호타이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채권금융회사다. 수년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 거래에서 산은의 의사가 주도적으로 반영돼 와 무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임할 것으로 추측한다. 개인 자격으로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렵다. 박 회장은 이미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재 1200억 원을 포함해 인수자금 7228억 원을 지불한 바 있다. 지금 상황에선 1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진 금호타이어 인수 비용을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마련할만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시 SI·FI들과 협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입찰 참여를 강행하되 채권단과 마찰을 빚어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공전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한편 채권단은 오는 9일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인수 희망 가격과 더불어 인수 시 금융계획과 인수 이유, 실사 요구사항, 자문사 등을 포함한 서류를 매도자 측에 제출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필요한 해외 업체들을 비롯해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들이 현재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본입찰은 내년 1월 중으로 예정돼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