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18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5곳의 SI(전략적투자자) 위주로 숏리스트를 구성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투자자들 간 입찰가 경쟁이 보다 약해지는 것은 물론 박 회장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에도 보다 수월한 환경이 조성된 게 아니냐는 평가다.

금호타이어에 관련된 한 금융권 관계자는 18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채권단의 이번 숏리스트 선정 결과가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회장에겐 보다 유리한 결과가 됐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 16일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에 참여한 10여 곳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총 5곳의 숏리스트를 선정했다. 선정된 숏리스트는 인수주체가 해외 SI인 곳들로만 구성됐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FI(재무적투자자)들 중에선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곳이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 측은 이번 딜에서 우선매수청구권자가 존재하는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업적 혹은 재무적 관계를 맺을 곳들은 숏리스트에 선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원매자들 사이에서 공정성 이슈가 불거지지 않도록 향후에라도 우선매수청구권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거나 인수주체가 불명확한 곳들은 배제할 수 밖에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금융권 일각에선 이같은 결과가 금호타이어에 대한 매입의지를 수차례 밝혀온 박삼구 회장에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에 앞서 어떤 방법으로든 컨소시엄을 구성해야만 하는 박삼구 회장 입장에선 입찰에 들어가지 못한 FI들을 잠재적 파트너군에 포함시킬 수 있지 않겠냐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앞선 금융권 관계자는 "어쨌든 실사 참여하는 업체들이 입찰을 하고나면 그 것을 (박삼구 회장이) 받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처음부터 FI들이 인수적격후보에 안들어가있으니까 자금여력이 없는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풀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박삼구 회장과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파트너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꼽힌다. 어피너티는 예비입찰 단계부터 딜에 참여하지 않는 등 박삼구 회장과 손잡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 숏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FI 중 일부도 박삼구 회장을 통해 향후 딜에 참여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투자자 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적어지면서 입찰가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도 박삼구 회장에게 호재다. 당초 예비입찰에는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비롯한 다수의 FI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나란히 본입찰 경쟁구도에서 제외되면서 입찰가 경쟁은 비교적 약해질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박삼구 회장 입장에선 나쁠 게 없는 일이다.

앞선 금융권 관계자는 "M&A 딜에서 인수가라는 건 인수 직전의 주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어떤 투자자가 입찰에 들어왔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가 보일 수 있는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공동인수는 금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박삼구 회장이 인수주체가 되고 인수자금 일부를 다른 투자자가 제공하는 방식의 컨소시엄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금융권에서는 일부 FI가 박삼구회장에게 인수자금을 대출해주는 형태의 컨소시엄이 구성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