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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운신폭 넓혀주나'…금호타이어 채권단 결정은 산업은행은 '원칙대로'…·일부 채권은행 '우선매수권 현실화 방안' 고려

정용환 기자공개 2016-11-10 09:59:43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9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물로 나온 금호타이어 매입에 적극 나설 뜻을 밝힌 가운데 채권단내 박 회장 수용 여부를 긍정적으로 보자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채권은행은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딜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나 채권단 일각에서는 좀 더 다양한 방안을 수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9일 "현재 채권단은 결의에 따라 박삼구 회장과 아들 박세창 사장에게만 우선매수청구권을 줬고 이를 양도할 수 없게 했기 때문에 (만약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들어온다면 기존 결의한 내용과 맞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입찰에 참여하려는)해외 투자자나 국내 투자자들의 상황을 봐서 아마 채권단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재 박 회장의 본입찰 참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는 '부실책임이 있는 구사주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회사 관리 및 매각 준칙 제 12조에 따른 것이다. 다만 채권단 약정에 의해 개인 자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은 박 회장은 향후 채권단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거래조건에 선매입 제안을 받는다.

박 회장에겐 현재 1조 원 내외로 예상되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개인 자격으로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박 회장 스스로가 SI(전략적투자자) 내지 FI(재무적투자자)와의 컨소시엄을 통한 입찰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시장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이하 어피너티)가 박 회장과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하면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딜에 참여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이는 박삼구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한다는 원칙에 따른 판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애당초 약정이 개인에 한해 행사하도록 되어있던 것이며 약정을 맺은 당사자 또한 박삼구 회장이다"라며 "(채권단 역시)약정 내용대로 해야지 어떻게 약정 내용과 달리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예비입찰이 끝난 현 시점에도 예비입찰 참여자가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박회장과 접촉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채권단 내 모든 채권은행이 이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채권은행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이 회사의 경영에 더 도움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라면서 채권단이 일부 예외를 허용해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 시점에선 아직 본입찰이 시작하지도 않은만큼 원칙을 지키며 투자자 동향을 살펴본다는 게 채권단의 전반적인 기조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만약에 (당초 약정 내용대로)박삼구 회장, 박세창 사장만 개인적으로 인수가 가능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의) 양도나 컨소시엄 구성이 안된다고 하면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것"이라며 "(원칙대로 한다는 건)말만 우선매수청구권이지 사실상 배제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외든 국내든, 투자하려는 사람은 우선매수청구권이 그 쪽(박 회장)에게 주어져 있는데 그 사람이 컨소시엄에서 자금을 어떻게든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다고 하면 '결국 그 사람들이 갖고 갈 건데 굳이 내가 참여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그래서 산업은행이 우선 지금은 양도가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고 아마도 해외투자자나 국내 투자자들의 상황을 봐서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예비입찰이 끝난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따르면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으로 마음을 굳힌 상황이다. 본입찰까지 남은 2개월여 간 박 회장은 인수자금 마련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어피너티와 박 회장이 손잡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박 회장이 단독 인수자로 나서돼 어피너티가 대출 형식으로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현재까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밝혀온 입장에 따르면 이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채권단 내에서 박 회장이 쥐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의 현실화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목소리가 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단의 입장 변화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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