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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령·임상민' 운명 가른 두번의 변곡점 [지배구조 분석]2001년 차등 증여·2009년 단독 지분매수 '임상민 체제 공고'

박창현 기자공개 2016-11-22 08:14:4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 오너 3세인 임세령 씨와 임상민 씨가 나란히 전무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나감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동생 임상민 씨는 언니 임세령 씨보다 2배 가량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임세령 씨가 일찍 결혼해 출가외인이 된 상황에서 임상민 씨는 차등 수증과 단독 지분 매수 등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구축했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은 여타 대기업 오너들과 달리 일찍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물려줬다. 첫째 딸 임세령 전무가 23살, 둘째 딸 임상민 전무가 20살이던 2001년, 임 회장은 전격적으로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

대상홀딩스

당시 임 회장은 언니 임세령 전무보다 동생 임상민 전무에게 더 많은 지분을 줬다. 증여 전까지 두 자매는 똑같이 2.57%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증여를 결정한 임 회장은 800만 주(지분율 19%)에 달하는 증여 지분 가운데 500만 주는 임상민 전무에게, 나머지 300만주는 임세령 전무에게 물려줬다. 임상민 전무가 임세령 전무보다 1.7배 가량 더 많은 지분을 받아간 셈이다. 차등 증여 결과 임상민 전무 지분율(14.42%)이 임세령 전무(10.22%)를 앞섰다. 처음으로 두 자녀 간에 지분율 격차가 생기는 순간이다.

2005년 임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카드를 꺼내며 3세 승계의 쐐기를 박았다. 대상그룹은 대상㈜를 투자회사 '대상홀딩스'와 사업회사 '대상㈜'로 나눈 후, 대상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지주사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대상㈜ 및 대상팜스코 지분과 대상홀딩스 지분을 맞바꾸는 주식 교환 절차에 돌입했다.

대상그룹 오너 일가는 지분 맞교환 절차에 적극 동참했다. 지주사 지분만 확보하면 전체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영권 지분을 물려받은 오너 3세들은 갖고 있던 대상㈜와 대상팜스코 지분을 모두 대상홀딩스 지분으로 바꿨다.

지주사 신주를 대거 확보하면서 임세령 전무와 임상민 전무는 각각 대상홀딩스 지분율을 31.29%, 22.41%까지 늘렸다. 출발점이 달랐던 탓에 지주사 전환 후 두 자매간 지분율 격차는 8%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듬해 다시 지분율 격차가 벌어지는 이슈가 발생한다. 대상홀딩스는 광고대행 계열사였던 상암커뮤니케이션즈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기존 주주였던 박현주 대상그룹 부회장(임창욱 회장의 부인)과 임상민 전무에게 신주를 부여했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지분이 단 한 주도 없었던 임세령 전무는 지분율이 20.79%로 희석됐다. 임상민 전무의 경우 신주 일부를 받은 탓에 지분율이 30.36%로 소폭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지분 유무에 따라 두 사람 간 지분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수 년간 이어지던 30 대 20 지분 구조는 2009년 다시 변화를 맞는다. 사실상 승계 무게추가 임상민 전무에게 쏠리면서 힘을 실어주는 후속 거래가 이어졌다. 먼저 그해 4월 임창욱 회장과 박현주 부회장이 대상홀딩스 지분 250만 주(6.9%)를 임상민 전무에게 팔았다. 또 핵심 계열사인 대상㈜도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대상홀딩스 지분 60만 주를 임상민 전무에게 넘겼다.

임상민 전무가 2009년 한 해동안 특수관계자들이 갖고 있던 지주사 지분 8%를 모두 사들이면서 대상홀딩스 지분율이 38%까지 뛰어올랐다. 언니인 임세령 전무와 지분율 격차도 거의 2배 이상 벌어졌다. 이후 2014년 임상민 전무가 다시 지분 60만 주를 장내에서 매도해 지분율이 36.71%로 떨어지지만 여전히 임세령 전무와는 16% 포인트가 넘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임세령 전무가 2010년 이후 대상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분율 격차 만큼 그룹 내 관할 업무와 권한의 경계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 최근 대상그룹 인사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드러난다. 두 사람은 나란히 이번 인사에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하지만 담당 보직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임세령 전무는 과거와 같이 식품 마케팅만 전담하게 된 반면 임상민 전무는 식품과 소재 조직이 분리되자 두 사업부 모두에서 전략 업무 맡게 됐다. 그룹 전략 업무를 총괄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대상그룹은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미 3세 승계가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다만 3세들 모두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다시 한번 교통 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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