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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이어 대우건설, 회계문제 책임은 산은" [크레딧 애널의 수다]②단기성과 지상주의 결과물…관리감독 시스템 정착 계기로

김병윤 기자/ 김진희 기자공개 2016-11-24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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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1월 대형 이슈 중 하나는 대우건설의 감사의견 거절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서는 흔치 않은 사례. 그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다에 참여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가 대우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수주산업에 뿌리 깊게 박힌 회계 관행이 이번 사태와 함게 실상을 드러냈다는 것. 자칫 대우건설의 뒤를 잇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허술한 관리·감독을 꼽았다. 특히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에서 연이어 회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파장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시에 건설업계 회계 부분에서 올바른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사회 : 대우건설이 올 3분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C : 대우건설에만 회계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수주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 모두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다음이 어디일지 지켜보자는 시각도 있다.

A : 또 대우다. 그리고 또 산업은행이다. 회계 문제보다 심각한 것은 이 부분이라고 본다.

B : 분명해졌다. 산업은행 리스크를 걷어내야 한다.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시스템에 의구심을 던질 필요가 있다.

A : 대우건설은 업력이 오랜 회사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인력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다. 수주산업의 경우 미래 원가·수익성 등을 추정해야 한다. 대우건설은 그 추정 능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회계 문제가 터졌다는 것은 실무자보다 관리 능력의 문제가 더 커 보인다.

C : 산업은행은 순환 보직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한 부분을 깊이 들여다 보기 힘든 구조다. 조선업은 호흡이 길고, 최근 큰 변화를 겪어오고 있다. 이 점을 감안했을 때, 산업은행의 순환보직 체계는 관리·감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 : 회계법인이 높은 잣대를 들이댔다는 지적도 나온다.

B : 그 부분은 좋은 방향이다. 과거 회계 부정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았다. 그냥 눈 감아주자는 식이 많았다. 인식의 변화가 온 계기가 IMF였다. 대우건설 건도 회계 투명성 측면에서 잘 된 일이다.

C : 이번에 대우건설의 감사는 안진회계법인이 맡았다. 안진회계법인 경우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큰 홍역을 치뤘다. 일각에서는 그로 인해 딜로이트그룹과 안진회계법인과의 관계가 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또 안진회계법인의 라이센스 반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 사태 후 이미지 쇄신에 나섰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회계 분야는 보수적인 일 처리가 옳다.

A : 이번 사태의 핵심은 산업은행의 경영 마인드다.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돼야 한다는 등 숫자에만 집중할 경우, 기업은 속으로 곪아 갈 수 있다. 그러다 부실이 발생한 게 조선과 건설의 뒤늦은 대손 인식이었다.

C :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대우건설까지. 냉정하게 봤을 때 재무제표 내용에 관심이나 있었나 싶다. 다만 숫자가 예쁘고 작년보다 올해가 나아지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나 싶은 정도다.

사회 : 신용평가사들이 대우건설의 재무제표를 더 검토한 뒤 신용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A : 신평사 3사 모두 대우건설을 등급 하향 검토대상에 등재했다. 수주산업의 회계 행태를 봤을 때, 문제는 더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때문에 추가적인 신용도 변화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B : 이번 사태는 대우건설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 수주산업의 회계 투명성과 산업은행 관리 시스템 등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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