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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 1000% 넘는 부채비율 '무슨일이' [Company Watch]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용선 줄이고 사선 늘려, 선박금융 확대로 재무구조 악화

이효범 기자공개 2016-11-23 08:16:0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의 부채비율이 수년째 1000% 안팎에 형성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속도로 악화된 부채비율은 한때 2000%에 근접하기도 했다. 용선을 줄이고 사선을 늘리는 선대운영정책 변화 과정에서 선박금융으로 차입한 자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2일 SK해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08년 말 연결기준 367.7%였다. 이후 2009년 말 757.39%, 2010년 말 918.83% 늘더니 2013년 말 1879.33%로 치솟았다. 2009년부터 5년 사이에 부채비율은 1511.63%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부채비율은 등락을 거듭해오다 올해 9월 말 기준 1177%로 다시 악화됐다.

sK해운 부채비율 추이

SK해운의 부채비율이 이처럼 급속도로 증가한 이유는 뭘까.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순손실 이후 선대운영정책의 기조가 변화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K해운은 앞서 용선에 의존해 성장했다. 2008년 말 연결기준 용선비율(보유선박 중 용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3.9%에 달했다. 전체 선박 92척 가운데 용선은 68척이었다. 용선 비중이 높을 경우 선박운항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용선료를 충당해야 하지만, 사선에 비해 차입부담은 덜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같은 기조가 바뀌었다. 당시 대규모 손실이 도화선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8년 연결기준 매출액 5조 5051억 원, 영업이익 573억 원을 냈지만 1629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용선료 변동에 필요한 가격변동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맺은 운임선도거래계약이 문제가 됐다. 파생상품거래손실과 파생상품평가손실만 각각 2260억 원, 1105억 원으로 총 3365억 원에 달했다.

SK해운이 용선비중을 줄이는 선대운영정책에 변화를 준 것도 이듬해 부터였다. 내부적으로 위기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더 강조됐다. 대규모 손실 위험 방지를 위하여 사선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침을 설정했다.

이후 용선료를 포함한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용선을 줄이는 선대운영정책을 수년째 지속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용선비율은 30.2%까지 떨어졌다. 총 86척의 선박 가운데 용선은 26척에 그쳤다.

SK해운 용선비율 추세

주로 해외 현지법인의 용선계약을 해지하고 빈자리를 사선으로 채웠다. 직접 구매한 선박의 원가 경쟁력은 시황에 덜 민감하게 고정된 원가로 안정적인 영업수행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또 SK해운의 대주주인 SK㈜의 후광에 힘입어 금융권 대출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한층 수월하다는 점도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운업황 침체가 장기화돼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가운데 부채비율 개선이 예상보다 더뎠다. 2013년 부채비율이 1879.33%까지 악화되자 SK해운은 알짜인 벙커링(해상급유)사업을 하는 자회사 SK B&T 지분 매각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기도 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부채비율이 올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해운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가 겹치자 SK해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1~2013년 호황기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사들였던 선박이 업황 악화와 겹치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장기운송계약이 체결된 사선이라면 선박금융을 상환할 수 있는 자금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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