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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 '대주주 지배력 강화' 중추 [지배구조 분석]자기주식 이전 지배구조 정점에…주식 스왑 시 지분율 40% 넘을 듯

강철 기자공개 2016-11-25 08:26:3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내년 4월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자동화, 서비스 등 6개 사업 부문을 독립된 계열사로 분사한다. 이 중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로봇·자동화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인적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 생기는 계열사 중 핵심은 로봇·자동화 사업을 기반으로 독립하는 현대로보틱스다. 인적분할되는 계열사 4곳의 자기주식을 모두 확보하며 사실상의 지주회사 지위에 서게 된다. 정몽준 이사장이 현대로보틱스와 지분 교환을 단행할 시 현재 10.15%에 불과한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높이며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자기주식 전량 현대로보틱스로…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현대중공업은 내년 4월 1일자로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자동화, 서비스(선박 AS) 등 6개 사업 부문을 각각 독립된 계열사로 분사할 예정이다.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가 현대중공업으로 존속하는 가운데 △전기전자시스템이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하 현대일렉트릭)으로 △건설장비가 현대건설기계로 △로봇·자동화가 현대로보틱스로 △그린에너지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로 새출발한다.

새로 설립될 6개 계열사 중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곳은 인적분할된다. 이들 계열사는 분할 이후에도 정몽준 이사장(10.15%), 현대미포조선(7.98%), KCC(7.01%), 국민연금(5.33%)의 지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서비스는 각각 현대중공업, 현대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귀속된다.

다만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가 인적분할을 통해 갖게 되는 자기주식 13.37%는 모두 현대로보틱스로 넘어간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인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3%도 현대로보틱스로 이전된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서비스 등 주요 계열사를 직접 거느리는 셈이다.

자기주식 이전이 완료될 시 현대중공업그룹의 뼈대를 구성하는 지배구조는 '정몽준 이사장(10.15% 보유) → 현대로보틱스·정몽준 이사장·현대미포조선(31.50% 보유) →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으로 재편된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서비스는 직간접적으로 현대로보틱스에 지배된다. 현대로보틱스가 사실상의 지주회사에 오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로보틱스는 본업인 로봇·자동화 외에 '투자업'도 영위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해 3조 7685억 원의 투자 자산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넘겨 받는 건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며 그룹 전반의 투자를 총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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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정몽준 이사장' 주식 스왑 가능성 존재…지분율 40% 넘어설 듯

정몽준 이사장은 분할 후 지주회사 격인 현대로보틱스 외에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분도 각각 10.15%씩 보유한다. 현대로보틱스가 이들 계열사 3곳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점을 고려할 때 효율적이지 않은 지배구조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로보틱스-정몽준 이사장'의 주식 스왑(swap)을 추진해 비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정 이사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이사장이 가지고 있는 계열사 지분들을 현대로보틱스로 집중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주식 스왑은 현대로보틱스가 실시하는 증자에 정 이사장이 계열사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이 방법으로 스왑이 이뤄질 시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분을 10.15%씩 추가로 확보하며 각 계열사 지분율을 23.6%까지 높인다.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의 분할 비율은 '74.6%:4.9%:4.7%:15.8%'다. 이를 단순 계산할 시 현물출자 후 정 이사장의 현대로보틱스 지분율은 대략 36.5%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7.98%를 정 이사장에게 넘긴다면 지분율은 44.5%까지 상승한다.

주식 스왑 후 지배구조는 '정 이사장(44.5%) → 현대로보틱스(23.6%) →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정 과정에서 숫자 상의 오차가 일부 있을 수 있으나 정 이사장이 적어도 40%의 지분을 확보하며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10%에 불과한 정 이사장의 지분은 그간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 리스크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아울러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분 교환이 이뤄질 시 △정 이사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이라는 현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 교환 후 정 이사장의 지분율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해서는 현대로보틱스의 자기주식 처리 여부가 확정돼야 한다"며 "(정 이사장이) 현대중공업 지분 7%를 가지고 있는 KCC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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