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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오너家 젊은 피' 전진배치 의미는 허용수·세홍, GS EPS·글로벌 대표 선임..'합병·정리' 각기 다른 과제

김장환 기자공개 2016-11-30 08:30: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이 역대 최대 실적에 발 맞춰 깜짝 정기 임원인사를 29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젊은 피'로 볼 수 있는 오너 일가를 각기 다른 계열사에 전진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들 계열의 경우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할 핵심 과제들을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이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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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은 이날 허용수 GS에너지 자원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을 GS EPS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허 대표이사(48세)는 GS그룹 오너 일가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2003년까지 승산그룹 계열에서 일해왔고, 지난 2009년 ㈜GS 사업지원팀장(상무) 직무를 맡으며 GS그룹에 첫 발을 담궜다. 이후 2012년부터 GS에너지에서 근무했다.

허 대표이사의 GS EPS 발탁도 그만큼 깜짝 인사로 읽혔다. GS에너지에서 최고위임원까지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아울러 GS E&R CEO를 겸직하고 있던 손영기 대표이사가 GS EPS에 재직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에 대한 교체 인사까지는 적어도 2년 여의 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됐다. 손 대표이사는 이번 인사에서 GS E&R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NG 복합화력발전 사업을 벌이고 있는 GS EPS는 충남 당진시 송악읍에 연간 1600㎿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당진 1·2·3호 등 발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생산전력 일부는 한국전력에 독점 공급하고 나머지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판매 중이다. 내년 4월에는 903㎿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당진복합 4호기가 준공될 예정이다.

GS EPS이 최근 안고 있는 핵심 과제는 GS E&R 합병 여부가 거론된다. 집단에너지사업으로 승승장구했던 GS E&R은 천연가스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가 유가하락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대체에너지 수요 부진과 판매마진이 크게 약화됐고, 또 부실이 터진 해외 유전 보유 법인들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도 병행한 탓이다. 올 9월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530.1%에 달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부실하다. GS그룹 차원에서 특별한 방책을 꺼내들 지 않는 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런 가운데 오너 일가인 허 대표이사를 GS EPS에 깜짝 발탁한 것은 결국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오너가가 직접 CEO를 맡았다는 점은 의사결정에 절대적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 손 부회장을 GS E&R 경영에 전념하게 만든 것도 비슷한 의중이 담긴 절차로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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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에서 허세홍 GS칼텍스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을 GS글로벌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것도 특별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GS글로벌에 허 씨 오너 일가가 최고위 경영진으로 등장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GS글로벌이 부실 자회사 GS엔텍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시기란 점도 주목된다.

허동수 전 GS칼텍스 회장의 아들 허 대표이사(47세)는 GS그룹 오너 일가이면서도 첫 사회생활은 GS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1998년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절차를 마친 후 일본 오사키전기를 거쳐 트러스트뱅크, IBM 등에서 10년 여를 근무했다. 이후 2003년 GS그룹과 손을 잡고 GS칼텍스를 탄생시킨 미국 셰브런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했다.

허 대표이사가 맡은 GS글로벌은 2009년 GS그룹에 편입된 후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만 운용돼왔던 곳이다. 이완경 대표이사가 CEO로서 장기간 회사를 도맡아왔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이사의 임기는 오는 2018년 3월로 아직 1년 반 가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허 대표이사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퇴진했다.

GS글로벌 전면에, 그것도 처음으로 오너 일가를 앉힌 이유는 그만큼 회사 경영 사정에 상당한 '위기'가 내제돼 있다는 점을 의식한 처사로 해석된다. 자회사 GS엔텍의 부실이 GS글로벌에 압박으로 오랜 기간 이어졌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복합화력발전소 주요 설비인 배열회수장치(HRSG) 제작업체인 GS엔텍은 가스, 정유, 석화 등 전방산업 침체로 지난 몇 년간 수익성 부진이 심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5379억 원, 자본총계는 591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909.5%에 육박하며 자본잠식 우려까지 낳았다.

GS글로벌은 이에 따라 1000억 원 가까운 자금을 GS엔텍에 수혈했다. 정작 GS글로벌 자체적으로도 철강, 정유 등 트레이딩 사업에 주력하는 상사회사란 점에서 장기간 부진한 수익과 유동성을 보여왔기는 마찬가지다. ㈜GS가 직접 나서 GS글로벌을 지원하고, 해당 자금이 GS엔텍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GS그룹 차원의 각고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GS엔텍의 부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단행할 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할 지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국 오너일가인 허 대표이사를 GS글로벌 전면에 세운 것도 이에 대한 결정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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