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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삼성전자 분할 환영..투자전략은 오리무중" [삼성 지배구조 개편]분할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 의견도 갈려

박상희 기자공개 2016-12-06 09:31:0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2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주요 기관투자가인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들의 투자 전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이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에 대한 투자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선 입장이 엇갈렸다.

◇지주사 전환 환영..분할 후 회사 기업가치 더 높아질 것

우선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의 삼성전자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된 이후의 삼성전자 기업가치가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이후의 시가총액 합계(sum)가 현재 삼성전자 시총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지분을 모두 갖게 되는 기존 삼성전자 주주로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호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및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17% 오른 174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74만6000원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것이다. 장중 한때 삼성전자 주가는 175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175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1975년 6월11일 상장 이후 41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이전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지주회사로 몰아줄 현금 및 자사주 물량 때문이다. A운용사 본부장은 "현재의 삼성전자 시가총액에는 현금성 자산과 자사주 가치가 제대로 반영이 돼 있지 않다"면서 "지주회사가 될 삼성전자에 현금성자산과 자사주를 몰아주게 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우선주 등을 포함해 270조 원 수준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게 될 두 회사의 시총 합계가 270조 원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다.

B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사례를 보면 기업가치가 분할 이전보다 쪼그라든 사례는 5%도 안될 것"이라면서 "95% 이상은 기업 가치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각각으로 더블 카운트가 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분할 이후 투자 전략은 엇갈려..지주사-사업회사 투자 전략 달라

분할 이후의 투자 전략은 엇갈린다.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 가운데 어느 쪽에 베팅해야 할지 판단이 쉽사리 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분할 자체는 환영하지만 지주회사와 사업회사가 분할 비율을 어떻게 가져가는지도 중요하고, 재상장 이후 시초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살펴봐야한다"면서 "현재로선 분할 이후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D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삼성전자에 베팅하는 쪽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회사 LG는 LG전자 이외에도 LG화학, LG생활건강 등 다양한 사업 자회사들을 갖고 있지만 삼성전자 지주회사는 삼성전자 사업자회사 딱 하나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지주사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당 측면 등에서도 여력이 없는 지주사보다는 사업회사를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E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이 합병한다는 것을 전제로 지주사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현재로선 삼성물산과 합병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이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없다"면서 "시장의 예측대로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에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의 합병이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B운용사 CIO는 "현재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면서 "이런 경험을 한 차례 한 상황에서 또 다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합병을 추진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는 주장도 있다. F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정책 등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지주사 전환은 6개월 이내에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면서 "대외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이 적극적으로 지주사 전환에 나서겠다는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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