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최대수확 '오너 경영복귀 명분 확보' [기업총수 최순실 청문회]손경식 회장, 특혜 부인·외압 인정…그룹재건 명분 각인
박창현 기자공개 2016-12-08 08:13:47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7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태풍이 재계를 강타했다. 5공 비리 청문회 이후 대기업 재벌 총수들이 국회에 한꺼번에 불려 나갔다. 국정농단 사태의 부역자로 낙인 찍인 재벌 총수들은 각종 의혹 앞에 연신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하지만 CJ그룹 만큼은 오히려 청문회를 거치면서 속이 후련해 보이는 모양새다.단호한 어조로 특혜는 부인하고 외압은 인정했다. 메시지가 분명했던 탓에 여타 재벌 총수와 달리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지난한 질문 공세도 없었다. 오히려 과거 군부정권 때나 있었을법한 경영 간섭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복귀 명분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지난 6일 진행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는 9개 대기업 총수가 출석했다. CJ그룹은 오너 일가 큰어른격인 손경식 회장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의원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단호하고 명료한 목소리로 입장을 밝혔다. 먼저 뜨거운 감자였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여부에 대해 조원동 전 경제수석 등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이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한다고 전했다"며 "조 전 수석은 이를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 압박과 관련해 뼈있는 말도 전했다. 손 회장은 '사기업 부회장의 퇴진을 명령한 대통령이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과거 군부정권 때에는 그런 경우가 있었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청와대 인사 압박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대통령과의 독대와 차은택 씨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개입 여부도 모두 확인해줬다. 다만 대통령과의 독대는 '문화사업'때문이었고, 차은택 씨 인사개입은 사전에 차단했다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혜 쟁점사안이었던 이재현 회장 특별사면과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은 강하게 부인했다. 또 이 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한 이유가 사전에 특사명단에 포함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상고가 받아들여진 적 없어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손 회장의 청문회 답변 메시지는 명확했다. 특혜는 실체가 없고, 외압은 실제적 진실이라는 점이 핵심이었다. 명확한 물증과 논리적인 사실 관계를 등에 업으면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여타 재벌 총수들과 달리 명료한 입장 표명이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K컬처밸리 사업의 경우, 저금리 우대와 사업권 획득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경기도까지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지만 혐의 입증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 이에 이번 청문회에서도 K컬처밸리 사업 특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발목을 잡고 있던 각종 의혹에 대해 CJ 스스로 명확하게 입장을 전하면서 경영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복귀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경영 정상화와 오너 일가의 경영 복귀의 명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오너 공백기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투자 실적이 1조 원 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내년 중장기 비전 수립과 오너 부재 기간 누락된 투자 계획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역대 최대인 5조 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룹 재건이라는 큰 그림이 그려진 만큼 의혹 해소와 더불어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역시 향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경 부회장 역시 외압 논란이 공론화되고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경영 복귀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실제 이 부회장은 최근 홍콩에서 열린 '2016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에 참석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가장 큰 공을 들였던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경영 복귀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는 각종 의혹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손경식 회장도 차분히 메시지를 전해 그룹내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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