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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 경쟁' 발전공기업 IPO, 외국계 보이콧 가능성 수수료 후려치기 가능성, 밸류에이션 협상 여지 없어...상주 인력도 부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21 14:14:5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0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 기업공개(IPO)가 본격화됐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수수료를 낮게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 증권사에 맞춰 가격이 결정되고 밸류에이션에서도 협상의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상주 인력 제공까지 고려하면 딜 자체에 매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남동발전은 지난 8일 국내 15곳, 외국계 5곳의 증권사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했다. 제안서는 20일 마감 예정이며 숏리스트(적격 예비 후보) 선정과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은 따로 공지되지 않았다. 동서발전은 19일 RFP를 뿌릴 예정이었으나 회사 사정에 의해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빅딜이 등장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관심은 발전 공기업에 쏠리고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를 외면하는 분위기다. 박한 수수료, 과도한 밸류에이션 욕심, 상주 인력 부담 등 다양한 부정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은 대표 주관사 국내 증권사 1곳, 공동 주관사 국내외 각각 1곳씩 선발할 계획이다. 이들은 공동 주관사도 대표 주관사로 결정된 증권사의 수수료에 맞춰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공기업 딜 특성상 대표 주관사 멘데이트를 받기 위해 수수료를 낮게 제시할 것이 자명한데 공동 주관사만 될 수 있는 외국계 증권사는 박한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어들인 수입으로 본사의 평가를 받는 외국계 증권사 뱅커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행태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관철시키기 위한 발전 공기업들의 태도도 외국계 증권사가 딜을 외면할 수밖에 요인이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은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가 제시한 밸류에이션 중 높은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IPO를 진행하며 협상의 여지는 없다는 식으로 RFP에 이를 명시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정해져야 하는데 원하는 수준의 비싼 가격을 붙이고 이대로 팔 것을 요구하는 셈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신디케이션은 대부분 홍콩에 위치해 있는데 이 곳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일본·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의 프로덕트를 판매한다. 비싼 가격이 붙은 한국 발전 공기업의 프로덕트를 팔아야 하는 부담에다가 지급되는 수수료까지 박해 신디케이션이 앞장서서 매각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팔지 못한다면 이는 주관사단이 떠안아야 하는 몫이다. 증권사들의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후문이다.

상주 인력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은 상주 인력 파견도 명시했는데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보다 뱅커 수가 적어 인력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수수료가 후하다면 기회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수수료마저 박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손해를 보며 굳이 발전 공기업 딜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는 박한데 밸류에이션 욕심이 많고 상주 인력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딜"이라며 "IPO 트랙레코드 확보를 외면할 수 없는 국내 증권사 위주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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