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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서 사장 "육류담보대출 사건, 동양생명의 위기" 지난달 30일 사내 인트라넷서 임직원 대상 공지문 전달

윤 동 기자공개 2017-01-03 09:34:5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3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한서 동양생명보험 사장이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휘말리면서 회사의 위기가 닥쳤음을 분명히 천명했다. 예상되는 손실이 적지 않은데다 자칫 금융감독원의 징계 조치까지 내려질 수 있는 탓이다.

3일 동양생명 내부 PC를 통해 사내 인트라넷을 확인한 결과 구 사장은 지난달 30일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통해 "육류담보대출이 최근 일부 대출 차주들의 부정으로 인해 일정 부분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일은 근래 들어 가장 큰 충격이자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 사장은 '위기'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현재 사태가 녹록치 않음을 임직원들에게 알렸다. 그는 "우리는 몇 년 전 동양그룹 사태라는 위기도 잘 견뎌왔다"며 "위기가 닥쳤을 때 더욱 잘 드러나는 임직원 여러분의 잠재된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육류담보대출 관리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최대 3804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공시했다. 또 지난 2일에는 추가 공시를 통해 육류담보대출에서 2837억 원 규모의 연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둘 다 2015년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인 1510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육류담보대출은 소고기 등 냉동보관 중인 육류를 담보물로 이뤄지는 동산(動産)담보대출의 일종이다. 창고업자가 육류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의미로 담보증을 발급하면 이를 토대로 대출이 이뤄지는 구조다. 구 사장은 공지문을 통해 "일부 육류담보 대출의 차주들이 담보물에 이중 담보를 설정하는 등의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이 불완전한 담보물을 기초로 대규모 대출을 해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부터 동양생명의 담보물(육류)이 보관돼 있는 창고업체에 직원을 파견했다. 오는 6일까지 담보확인과 대출금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장검사 결과 동양생명에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은 대규모 손실은 물론 자칫하면 금감원 징계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구 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회사가 단 번에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칫 동요할 수 있는 임직원을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224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대주주로부터 6000억 원대의 자본을 지원받기로 했다"며 "회사의 체력을 볼 때 예상되는 손실 자체는 충분히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의 공지문을 읽은 동양생명의 한 직원은 "보통 구 사장은 이런 내용의 공지문을 빈번히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 회사를 둘러싼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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