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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조원 채권 헤지펀드로 키운다" [헤지펀드 신년 인터뷰] 박형태 흥국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2팀장

김기정 기자공개 2017-01-09 09:39: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5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흥국자산운용 헤지펀드는 소리 없이 강했다. 시장 진출 당시만 해도 흥국자산운용은 시장의 이목을 끈 곳은 아니었다.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는 새내기 주자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고, 삼성, 미래에셋 등 소수를 제외한 기성 자산운용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던 탓이다.

그러나 흥국자산운용은 수탁고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다양한 차익성 거래로 시장 금리와 무관하게 수익을 쌓아가겠다는 전략이 잘 들어 맞았다. 미국 대선 이후 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며 '채권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박형태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2팀장은 올해도 기존 헤지펀드의 취지를 살려 절대 수익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수탁고·수익률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차익성 거래로 절대 수익 달성

박형태
지난해 말 기준 흥국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수탁고는 3336억 원을 기록했다. 66개 전체 헤지펀드 운용사 중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 말 기준 첫 주자인 '흥국재량투자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채권]'의 4월 설정 이후 수익률은 3.21%, '흥국재량투자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2호[채권]C-I'의 8월 설정 이후 수익률은 3.59%다. 250개 전체 펀드 중 60위권에 해당한다.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국내 우량 채권에만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등하다고 평할 만하다. 투자 대상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신용등급이 각각 AAA와 A1으로 비교적 높다. 벤치마크 듀레이션 역시 최대 1.5로 상당히 엄격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두 펀드 모두 '시장금리+100bp'라는 초기 목표는 일찌감치 달성했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 팀장은 펀드 구상 당시부터 리스크 관리는 철저히 하되 채권에서의 다양한 차익성 거래를 통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짰다. 위험을 헤지(Hedge)하는 게 헤지펀드의 본령인 만큼,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박 팀장의 철학이다.

지난해 상당수 펀드의 수익률을 갉아 먹은 브렉시트(Brexit) 당시에도 이 같은 전략으로 평소보다 더 높은 성과를 쌓았다. 브렉시트 이전에 10년 만기 국고채가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는 반면 단기 국고채는 고평가돼있다고 판단, 이 같은 가격왜곡이 해소될 것이라고 배팅해 놓았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장기채로 수요가 성과가 쏠리며 금리가 오르자 펀드 수익률을 톡톡히 끌어 올렸다. 트럼프 당선 전후로는 브렉시트 당시와 장단기물 간 롱(Long)과 숏(Short) 포지션이 반대로 돌아서며 다시 한번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박 팀장은 "혹자는 이벤트에 베팅해 수익을 끌어올린 게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며 "이벤트 이후에 펼쳐질 시장 상황을 예측해 베팅을 한 게 아니라 미스프라이싱이 해소될 것이라고 포지션을 잡아놨고, 특정 이벤트를 통해 시장이 제 자리를 찾자 수익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시대 저물었다?…"금리 상승기 불구, 초과 수익 끌어낼 것"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등은 일시적 이벤트였지만 미국 대선 이후로 장기적인 금리 트렌드가 상승기로 돌아섰다는 게 시장 안팎의 평이다. 수 년 간 펼쳐졌던 '채권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다소 극단적인 견해도 나온다. 기존 채권 플레이어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장세가 열리는 셈이다.

박 팀장 역시 글로벌 금리가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동의한다. 국내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금리 방향성이나 특정 이벤트와 무관하게 꾸준히 성과를 쌓아가는 기존 헤지펀드 취지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인 금리 트렌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분명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시장의 센트멘트와 적정 가격의 격차를 해소할 만한 차익성 거래를 구상 중이다. 현재 2년 만기 은행채의 경우, 금리가 기준금리+50bp로 확대된 상황이다. 내일 기준금리를 올라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지만 국내 경기 상황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감안하면 이 같은 금리 상승은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지난 1년은 단기적인 금리 상승기와 금리 하락기를 모두 겪으며 일종의 중간고사를 치른 셈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보다 안정성에 역점을 둬 펀드 사이즈를 1조 원까지 키우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형태 흥국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2팀장

△2001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01년 동부화재 일반계정운용부
△2014년 흥국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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