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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IB맨 "IPO 1등 하우스, 꿈만은 아니다" [IB실무 키맨 열전]박성준 대신증권 IB2본부장

김병윤 기자공개 2017-01-26 10:10:00

[편집자주]

새해가 밝았지만 희망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곳곳에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흘러나온다. 증권업계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올 한 해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 전략짜기에 여념이 없다. 각 하우스 IB를 대표하는 업무, 그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실무자를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5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은 대신증권에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다. 사옥 이전 등 상징적 사건도 많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상징물과 같던 본점 내 대형 전광판을 없앴고, 30여년 동안 머문 여의도를 떠났다. '명동시대'를 맞이한 대신증권의 새출발에 시장의 관심도 높다.

박성준본부장3
박성준 대신증권 IB2본부장(사진) 개인에게도 2017년은 의미가 크다. 지점생활과 리테일전략 부장 등을 거치고 IB에 입문한 지 6년이다.

"IB에 오면서 스스로 다짐했다. 6년 정도 뒤를 목표로 삼았었다. 2017년 IPO 부문에서 대신증권을 1등 증권사로 만들기로 말이다.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해오던 대로 하면 달성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주관사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두산밥캣 등 대형 딜을 독식한 한국투자증권과 전통의 강호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강자들이 버티고 있다. 그 험난함 속에서 박 본부장은 대신증권만의 색깔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도 대형 딜보다는 중소형 IPO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근차근 트랙 레코드를 쌓으면 시장 평가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

'IB 명가 재건'을 외치는 박 본부장이 주의깊게 보는 산업은 반도체 소재 장비, 제약·바이오, 화장품 등이다.

"반도체 관련 산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기업들의 실적도 상당히 좋다. 1~2차 관련 기업들을 잘 살펴보고 있다.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산업은 잠시 조정에 들어갔다고 본다. 하지만 건강해지려는 욕구와 예뻐지려는 욕구 등은 끊이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볼 필요가 있다"

박 본부장이 생각하는 대신증권의 강점은 '끈끈함'이다. 철저한 준비와 성실함을 앞세워 발행사와의 유대감을 높인다.

"대신증권은 대형사와 비교해 인지도가 떨어진다. 때문에 더 열심히 돌아다니고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딜에 착수했을 때 더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발행사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존고객이 잠재고객을 소개해 주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박 본부장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왕성환 IR 활동이다.

"IPO 전 보통 IR을 50차례 이상 한다. 최소 30~40건 IR을 진행하면서 기업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IR은 IPO를 앞둔 기업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업무다"

박 본부장은 팀 워크도 상당히 강조한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본부 내 인력 이탈이 없다. 20명의 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꾸준히 제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대신증권 내부에서 나름의 비전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곧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을 것이라고 본다"

박 본부장은 인력 변동이 큰 증권업계에서 흔치 않은 '원클럽맨'이다. 1999년부터 줄곧 대신증권 뱃지만을 달았다. 대신증권 맨으로 어느덧 20년 가까이 살아왔다.

"1999년 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08년까지 10년 지점 생활을 했다. 그동안 IT버블 붕괴·리만사태 등 각종 이슈들을 접했고, 증시에 실망한 투자자도 수두룩하게 응대했다. 영업 전선에서의 경험 덕분에 발로 뛰는 IB맨이 될 수 있었다. 발행사 관계자들의 심리도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본사 근무를 하게 됐을 때, 첫 2년은 혹독하게 훈련 받았다. 처음 접하는 업무다 보니 쉽지 않았지만 단단한 업무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비교적 IB에 늦게 합류한 박 본부장의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대형 IB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주관사 경쟁에서 밀리기는 부지기수였다.

"정말 많이 깨졌다. 이유라도 알고 깨지면 속이라도 시원할텐데, 그렇지 못하니 더욱 답답할 노릇이었다. 냉정하게 돌아보고 그 원인 찾기에 고심을 많이 했다. 그리고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발행사에 제출하는 제안서나 PT 등에서 남들과 똑같이 하다가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박 본부장이 내세운 차별화가 빛을 발한 딜 중 하나가 한국자산신탁 IPO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7월1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대신증권은 한국자산신탁 IPO 주관을 맡았다. 한국자산신탁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악재 속에서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자산신탁 IPO 주관사 선정 때 처음으로 PT를 해봤다. 한국자산신탁 PT가 2015년 8월에 있었는데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 PT는 대신증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다. 발행사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만을 간결하고 깊이 있게 다뤘다. 다행히 한국자산신탁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딜을 진행할 수 있었다"

증권업 20년의 베테랑인 박 본부장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도 PT 연습을 많이 하길 바란다. 연습을 아예 안 하거나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PT에 참여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하지만 PT는 주관사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또 중소형 증권사는 고객들이 찾아오기보다는 고객을 찾아가는 입장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딜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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